포항시, 대잠동 신청사 시대 연다

입력 2006-11-29 09:02:03

내달 23일부터 이사·업무 시작

북구 덕수동 포항시청이 다음 달 23일로 57년의 시대를 마감하고 29일부터 대잠동 신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이사는 다음 달 23일부터 25일까지 실시한다.

◆덕수동 현청사는 도서관으로 활용

1949년 9월 개청해 1995년까지 32명의 관선시장이 거쳐갔다. 95년 이후 4명의 민선시장도 덕수동 청사에서 취임선서를 했다. 이사 가면 리모델링을 거쳐 박승호 시장이 공약한 중앙도서관으로 사용된다. 시청 주변에 산재한 음식점 등은 사실상 문 닫을 준비를 해 신청사 주변의 휘황찬란한 대잠동과 비교되고 있다.

◆신청사는 포항서 일반건물로는 최고층

시청사 답게 대잠동 1001 지번을 부여받았다. 신청사는 2004년 2월 착공했고, 총 공사비는 905억 원이 투입됐다. 부지는 6만6천681㎡(2만171평). 지하 3층, 지상 14층 규모다. 연 건축면적은 5만4천160㎡(1만6천383평). 포항에서 아파트,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건물을 제외하고는 최고층이다. 시장실은 7층에 있으며 39평.

720대의 차량을 동시 주차할수 있어, 현 청사에서 빚고 있는 극심한 주차난은 해소될 전망이다. 평당 건축비는 508만원. 타 자치단체에 비해 100만원∼300만 원 정도 낮다. 건설환경사업소 최동문 씨는 "당초에는 최첨단 시설로 건축할 방침이었으나 예산사정을 감안,계획이 수정됐다"면서 "굳이 따진다면 1등급과 2등급 중간쯤 된다."고 말했다.

◆시세(市勢) 확장 기회 놓친 신청사

시청이 옮겨가지만 시민들 모두가 달가워 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전할 신청사 주변이 이미 모두 개발돼 더 이상 나아갈데가 없기 때문. 구미시의 신구미, 제주도의 신제주 처럼 시청이 이전해 가면 그 일대가 수 년 안에 확대를 거듭, 도시가 팽창해야 하나 포항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 지금 상당수 시민들이 이를 가장 안타까워 하고 있다. 이 일대가 시청 후보지가 된 것은 포항시가 공공택지를 개발, 분양하고 남은 땅이 있었기 때문인데, 오늘날 포화상태만 예견됐더라면 충분히 변경할 수도 있었으나 당시에는 적극적인 문제 제기가 없었다. 때문에 당시의 집행부나 의회 등은 시민들의 비난에서 자유스럽지 못하다.

특히 당시 시의원들이 대잠동 후보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 부분은 두고두고 이야기 거리다. 백년대계를 보고 결정해야 할 사안을 지역이기주의에 사로잡힌 의회에 넘긴 것 자체가 난센스로, 실제 그때 북구보다 수가 많은 남구 출신 시의원들이 똘똘 뭉치는 바람에 남구 대잠동으로 결정됐다.

투표에 참가했던 남구 출신 모 전 시의원은 "지난 주 신청사 주변을 돌아 보고 나서 당시의 결정이 매우 어리석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면서 "포항의 장래를 생각하니 자신이 부끄러웠다."고 토로했다.

공정율 10% 내외에서 부지를 아파트 등의 용도로 되팔고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자는 주장도 없지 않았으나 힘이 기운 상태였고, 이제 개청을 앞두고 있다. 두고 두고 논란이 일 사안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모 간부 공무원도 "신청사는 고민하지 않고 일을 하면 어떤 결과가 도출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교훈을 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월 관리유지비만 1억5천만 원

신청사에는 660여 명의 직원들이 상주 근무한다. 이들에겐 개인별로 고유번호가 부여된 한 대씩의 전화기가 지급되며, 컴퓨터 시설도 대부분 교체해 준다. 덕수동에서의 이사 비용만 6천여만 원이 소요되며, 청소와 경비 주차관리 등 건물 청사 관리는 위탁 운영한다.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월 1억 5천여만 원 정도 예상된다. 전기료 등을 감안하면 매월 청사관리 유지비가 수억원을 넘을 듯.

한편 포항시의회 청사도 연면적 6천889㎡(2천84평) 규모로 깔끔하게 신축됐다. 또 신청사내에는 세미나실, 교육실 등 1천732평 규모의 문화복지센터가 함께 개관한다.

포항.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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