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대구 달서구 상인동 달서어린이도서관. 40여평의 3층 초교생 열람실은 40여 명의 학생과 학부모로 북적였다. 지난 3월 개관한 도서관답게 시설이 깔끔했고 이용객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어린이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남구 대명동의 남부도서관을 이용했다는 홍점희(42·여·달서구 상인동) 씨는 "집과 가까워 편하고 신간 도서도 많아 가계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1주일에 한 번 꼴로 이곳을 찾는다는 김은영(11·월촌초교 4년) 양도 "옛날에는 도서관에 가려면 차를 타야했지만 가까운 곳에 도서관이 생겨 친구들이랑 편하게 찾아오곤 한다."며 자랑했다.
'친(親)주민'을 내세운 '구립도서관'이 늘고 있다. 주민 접근성이 높은 구립도서관들이 주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는 데 성공하면서 지자체마다 하나씩 있는 기존 공공도서관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1980년 이후 대구에 들어선 공공도서관들이 시설이 낡았다는 지적과 함께 수험생들의 독서실로 전락하면서 쉽고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동네 도서관'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특히 구립도서관은 400평 규모로 작지만 최근 들어선 이용객 수와 선호도에서 기존 도서관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여서 구마다 도서관 건립 계획이 잇따르고 있다.
올 초 구립도서관 2곳을 개관한 대구 달서구는 구립도서관을 다섯 곳 더 만들기로 했다. 내년 8월 완공을 목표로 성서권 주민을 위해 이곡동 이곡분수공원 안에 연면적 600여 평, 지상 3층 규모의 도서관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이봉호 달서구 문화관광팀장은 "2011년까지 송현권, 월배권, 본리권, 성당두류권의 순으로 소규모 도서관을 지을 계획"이라며 "규모는 작지만 도서관 간의 네트워크 활성화를 통해 주민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성구청도 구립도서관을 잇따라 건설할 계획이다. 우선 범어권 주민들을 위해 2009년 완공 예정으로 구청 맞은 편에 연면적 2천 평 규모(지하 2층, 지상 3층)로 건설한다. 수성구청 관계자는 "2010년쯤엔 연면적 1천500 평 규모(지하 1층, 지상 4층)의 지산·범물권 도서관과 고산권 주민을 위한 도서관도 건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북구청은 이미 착공에 들어갔다. 북구 읍내동 구수산공원 내에 건설되고 있는 가칭 '구수산 도서관'이 지난 3일부터 터파기에 들어가 내년 말쯤 1천118평 규모(지하 1층, 지상 3층)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구립도서관도 자치구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벗어나지 못해 상대적으로 재정 상태가 열악한 지자체들은 사업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도서관 규모로 지으려면 공사기간이 긴데다 사업비도 수백억 원이 들어가 엄두도 내지 못한다는 것. 구립도서관 계획이 없는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민편의를 위해 많이 짓고 싶지만 문제는 사업비"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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