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구초 프로젝트 수업
교사들은 창의성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고충을 자주 토로한다. 일률적인 교재도, 방법에 대한 정보도 거의 없는 탓에 창의성 교육은 교육과정을 새로 창조하다시피해야 하는 부담을 갖고 있다. 몇몇 학교의 창의성 프로그램 내용이 대동소이한 것은 이 같은 어려움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 교육청 지정 창의성 교육 연구학교인 남대구초교가 시행중인 창의성 교육 프로그램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남대구초교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창의적 문제 해결력 기르기'를 주제로 독창적인 창의성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남대구초교는 창의성 교육의 대전제를 문제해결력을 높이는데 뒀다. 학생들은 프로젝트 수업에 참가하면서 특정 주제에 대해 깊이 있는 연구와 체험을 할 수 있다. 참가 학생들은 하나의 주제를 깊이 연구하면서 수많은 의문에 쌓이게 되고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고력의 깊이와 넓이를 키울 수 있다. 천필수 교장은 "각 주제는 끊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의 대주제로 모아지도록 꾸몄다."며 "무엇보다 창의성 교육이 아이들 저마다의 삶의 문제와 연계될 수 있도록 초점을 뒀고, 이를 위해 모든 교과과정을 재구성했다."고 말했다.
남대구초교는 단순히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하고자 하는 문제를 만들어내고 자신만의 가설을 세워 몰입하도록 교육과정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기존 교과서를 통째로 분해해 교육과정을 재구성했다. 작업에는 대구교대 교수진과 대학의 전문 연구원들이 동참했다.
그렇다면 교육과정은 어떻게 재구성한 것일까. 또 프로젝트 수업은 실제로 어떻게 진행했다는 걸까.
남대구 초교는 1~2학년 통합교과(바른 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를 분석, 공통적으로 다뤄지고 있는 내용을 추출해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했다.
가령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나(我) 프로젝트'는 3개 과목에서 공통적으로 다루고 있는 '나'에 대한 다양한 의문을 큰 소재로 삼았다.
큰 소재는 '나의 시작(나은 어디에서 왔을까)' '나의 변화(키, 몸무게 재보기)' '내가 잘하는 것' '나의 환경(가족, 학교, 친구 등)' 등 소주제로 다시 세분화된다. 나에 대한 의문이 자신의 몸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지면 혈관 만들어보기, 심장이나 눈, 얼굴 만들어보기 등 체험·공작 활동이 자연스레 따라간다.
3~6학년 경우는 교과 중 서로 관련있는 내용을 뽑아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하고 각 과목별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주제에 맞게 소재와 주제를 변경했다.
예를 들어 4학년에서 '가정'을 프로젝트 주제로 선정했다고 하자. 사회('가정생활의 변화' 단원), 국어('이야기 세계' 단원), 미술('재미있는 표현' 단원), 도덕('가깝고도 반가운 친척' 단원), 재량시간('가족편지쓰기' 시간) 등 각 과목에서 가정과 공통된 단원을 뽑아내 총 30시간 짜리 프로젝트 학습의 줄거리를 세운다.
여기에는 옛날의 가정생활이 어떻했는지 부모님을 인터뷰하는 것에서부터, 좋은 가정의 삶을 그린 영화를 보고 가족 구성원으로서 가족을 위해 해야할 일 배우기,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여가 계획 세우기, 자신이 40세가 됐을 때 어떤 가정을 꾸밀지 글 써보기 등 다양한 수업 재료로 활용한다.
남대구초교는 프로젝트 수업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무엇보다 항상 학생들이 주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원칙까지 세웠다. ①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이나 문제들을 중심으로 프로젝트 주제를 선정하고 ②개인 활동, 소집단 활동, 대집단 활동을 통해 제시된 과제를 해결한다. ③수업 단계에서 교사는 학생의 말에 항상 귀 기울이면서 학생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것들에 대한 해답을 찾도록 도와준다.
피드백 시간도 충실히 가졌다.
학급별로 한 학기 동안의 프로젝트 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이나 활동들을 재조직해 학부모들에게 선보이는 '프로젝트 공개의 날'을 가진 것이다. 학생들이 이 같은 마무리 작업을 통해 참여의 기회를 가질 수 있고 성취감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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