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쉽게 출제됨에 따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변별력이 크게 떨어졌다. 따라서 최상위권 대학은 논술이나 구술·면접과 같은 대학별고사가 당락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국의 논술시장에는 뚜렷한 대책이 없어 막막해 하는 수험생을 상대로 반짝 특수를 노리는 상술이 판을 치고 있다. 대구도 상위권 수험생을 중심으로 부르는 것이 값인 격의 고액 과외가 판을 치고 있다. 그러나 그 효과에 대해 입시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 그보다는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지망대학의 출제 경향을 파악하고 바른 접근법에 따라 직접 글을 쓰며 첨삭지도를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한다.
▶ 출제 경향과 대비책
2008학년도부터 통합논술 또는 다면사고형 논술 등 새로운 형태의 논술고사가 실시된다고 하지만 아직은 제시문을 바탕으로 우리 사회나 나를 둘러싼 세계의 여러 문제들을 파악하여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대부분 대학에서 요구하는 논술의 기본 형식이다. 따라서 논제에 대한 단편적인 암기 위주의 서술보다는 자료의 내용을 분석하고 이를 현실에 적용하여 자신의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주장을 논리적으로 표현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논술에 대한 준비를 하면 된다.
최근 몇 년 동안의 논술 출제 경향은 광범위하고 다양하지만 현대 사회의 삶과 관련된 문제 해결 방안과 관련된 것들이 대부분이다. 출제 형식은 고전적 작품 중 일부를 제시문으로 주고 이와 연관된 현대 사회의 문제점과 해결 방안을 논술하라는 방식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논제가 익숙하고 제시문이 평이하다고 해서 외운 지식을 나열한다면 논점에서 벗어난 논술문을 쓰기 쉽다. 비슷한 논제라고 해도 출제자는 문제 상황이나 논의의 초점에서 다양한 요구 사항을 제시함으로써 창의적인 답안을 유도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수험생이라면 한결 같이 무엇이 출제될 것인지를 궁금해 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구체적으로 어떤 논제가 출제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는지를 알고, 어떤 논제가 나와도 자신감 있게 대처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학원 강의나 암기를 통해 외운 내용을 기계적으로 맞추다가는 감점 요인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유의사항
논술에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은 지원할 대학의 홈페이지나 일반적인 논술 교재에도 충분히 나와 있다. 굳이 고액과외를 찾지 않아도 된다. 대학 홈페이지에는 기출문제 해설은 물론 올해 논술고사 출제 방향과 지침, 모의고사 문제, 예시문까지 소개돼 있다. 이것부터 꼼꼼히 읽은 뒤 해당 대학의 논술고사 경향과 특징을 파악해 공부의 방향을 정해야 한다.
논술 실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출제자의 요구를 정확히 파악하고 제시문을 비판적으로 독해해 자신의 관점과 견해를 창의적으로 표현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히 실전 훈련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수능시험을 치른 지금은 시간이 넉넉하므로 최소한 이틀에 한 편 정도는 원고지에 직접 논술문을 쓰는 훈련을 해야 한다. 단, 연습이라고 실전처럼 시간을 정해 놓고 주어진 분량에 정확하게 맞추는 시간이 돼야 한다. 다 쓴 글은 선생님께 보여 잘못을 지적받고 다시 고쳐 쓰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여의치 않다면 모범 예시문 등과 비교해 자신의 부족한 점을 따져보는 방법도 나쁘지 않다.
친구들과 함께 논술 팀을 만들어서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비슷한 대학을 지망하는 수험생들끼리 기출 문제나 예상 문제를 가지고 토론한 뒤 논술문을 쓰고 서로 돌려가며 비판해 보는 과정을 거친다면 수험생 수준에서 최선의 답안이 어떠해야 하는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특정 주제에 대해 찬반을 나눠 토론하거나 주제별로 쟁점을 정리해 나눠보는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 단 친구들끼리 연습할 때는 진지함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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