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 펀드의 화성산업 지분 매수 이후 촉발된 지역의 양대 '토종 백화점'인 대구와 동아의 '라이벌 전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아백화점을 소유한 화성산업의 주식 가격이 22일부터 연이어 상한가를 치며 폭등, 23일 무려 10년 만에 대구백화점에 대해 주가 대역전극을 이뤄낸 것. 하지만 대구백화점은 자사(自社) 주가도 오름세인데다 대구백화점이 지역 백화점시장 점유율 1위인 점을 감안하면 '재역전'이 멀지 않았다는 입장.
장하성 펀드 이후 양대 백화점의 '주가(株價) 전쟁'이 지역 경제계에 또 다른 화제를 몰고 오고 있다.
화성산업에 대한 장하성 펀드 투자 사실이 터져나온 다음날인 23일, 화성산업의 종가는 1만 9천300원, 대구백화점의 종가는 1만 8천350원으로 화성산업 주가가 대구백화점을 넘어섰다. 22일까지만 해도 화성은 1만 6천800원, 대구는 1만 8천100원으로 대구가 앞선 상황이었다. 화성의 주가는 24일에도 상한가를 치며 2만2천 원대를 돌파했다. 대구백화점은 24일 오전 현재 여전히 1만8천 원 대. 두 백화점간 주가격차는 4천 원 대로 벌어졌다.
두 백화점은 상장때부터 라이벌이었다. 화성산업은 1988년 8월, 대구백화점은 같은해 10월 상장했다. 두 백화점은 상장 직후 나란히 오름세를 보이며 백중세를 이어가다, 그해 연말쯤부터 화성산업의 우위가 시작됐다.
화성산업의 우위는 무려 10년 가까이 계속됐으며 화성산업은 1994년 무렵에는 무려 6만 원 가까이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이때 두 백화점의 주가 차이가 2만 원 가까이 벌어지는 등 화성산업이 멀찍이 앞서가는 듯했다. 당시 화성산업은 대구·경북 기업 가운데 현금 보유가 가장 많다는 얘기를 듣던 때였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닥쳤고, 1997년 화성산업의 우위는 무너졌다. 정확히 그해 11월 18일 대구백화점은 화성산업에 역전을 이뤄냈다. 그해 11월 17일 화성산업의 주가는 1만 300원, 대구백화점은 9천300원이었으나 다음날 대구백화점은 보합세를 유지한 반면, 화성산업은 8천600원으로 급락했다. 상장이후 10년 만에 대구백화점이 역전한 것.
화성산업의 주가가 급락한 것은 외환위기 때문. 화성산업이 당시 부실징후를 보였던 금융기관인 대구종금 인수에 나서면서 무려 400억 원을 투입했으나 외환위기라는 비상사태를 맞은 정부는 대구종금에 대한 폐쇄를 전격 단행, 화성산업의 기업가치가 급락했다.
이후 대구백화점의 우위는 계속됐다. 단 한 번도 화성산업은 주식가격 역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그랬다가 10년 만에 '장하성 펀드'에 힘입어 화성산업의 재역전이 이뤄졌다.
화성산업 측은 "화성산업·동아백화점의 기업가치가 확인된 만큼 대구백화점에 대한 주가 우위는 계속될 것"이라며 느긋한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대구백화점 측은 "화성산업은 건설업비중이 60%가 넘어 100% 유통업을 하는 대구백화점과는 비교 대상이 안 된다."며 "대구백화점이 동아백화점보다 시장점유율에서 우세인 것은 물론, 부동산자산도 4천억 원이 넘는 등 기업가치에서 화성산업에 밀릴 것이 전혀 없는 만큼 시장이 대구백화점의 주식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국정원, 中 업체 매일신문 등 국내 언론사 도용 가짜 사이트 포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