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공검면 5년새 아기 50명 출생 '화제'

입력 2006-11-24 09:53:26

젊은이 넘쳐 생기…他읍·면 부러움

지난 22일 상주 공검면사무소. 한두 살배기 아이들과 13명의 엄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면사무소가 마련한 '아기와 엄마 친구 맺어주기' 행사 때문이다.

이날 면사무소는 하루 종일 아기 울음소리와 새댁들 웃음소리로 들썩거렸다.

'젊은이들이 떠나는 농촌', '끊어진 애기 울음소리', '노인들만 살아가는 농촌'….

우리 농촌의 쓸쓸하고 어두운 현실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말들이지만 상주 공검면은 일반 농촌과는 완전 딴 세상이다. 이 지역에는 언제부턴가 젊은이들이 돌아오고 애기 울음소리와 골목을 뛰어노는 아이들 분주함으로 생기가 넘치고 있다. 주민들은 들일을 나갔다 돌아와서 갓난애기를 구경하는 게 큰 재미다.

공검면의 신생아 출산수는 2004년 17명, 2005년 9명, 올해는 지금까지 모두 14명이나 된다. 최근 5년새 50여 명이 늘었다. 특히 율곡리는 지난 5년 연속 애기 울음소리가 들려 주변 마을의 '시샘'을 사고 있다. 대부분 농촌지역 읍·면에서 연간 3~5명에 불과한 현실과 비교하면 엄청나다.

공검면사무소를 비롯해 공검농협, 공검우체국, 이장협의회, 새마을지도자협의회, 공검면체육회 등 이 지역 기관·단체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기저귀와 내의, 미역, 쌀과 분유를 사고 꽃다발을 마련해 출생을 축하하고 기쁨을 온 마을 주민들과 나눠오고 있다. 남창희 공검면장은 "아이가 태어나는 날은 동네 잔칫날"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도 주민과 관청이 아이 기르기를 같이 고민하기 위해 만든 자리. 새댁들이 아기를 출산해도 육아, 교육 문제 등을 함께 고민하고 정보를 나눌 친구가 없어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에 따른 것이다.

엄마 권명진(여·29·공검면 율곡리) 씨는 "지난해 4월 결혼해 신랑을 따라 이곳으로 들어왔다. 그동안 육아와 교육 등 고민을 함께 나눌 친구가 없었는데 이런 기회가 마련돼 기쁘다."고 했다. 특히 첫 돐을 앞둔 아들 임규완(10개월)이에게 친구를 만들어 줄 수 있어서 더 좋다고 말했다.

상주·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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