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에 공식 사과문 "부끄럽고 죄송"
외교부가 느닷없이 터져나온 '대사관녀(女)' 파문에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사태는 모 방송국이 1998년 10월18일 방송된 '국군포로 장무환 북한 탈출기'와 관련된 내용을 최근 다시 방송하면서 시작됐다.
1998년 탈북해 귀국했던 국군포로 장무환씨의 절박한 도움 요청을 쌀쌀맞게 거절했던 주중 한국대사관 여직원의 태도에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분노한 네티즌들이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 문제의 화면을 퍼 나르면서 파문은 확산되고 있다.
방송에서 장씨는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을 '국군포로'라고 밝힌 뒤 "좀 도와줄 수 없는 가 해서.."라며 도움을 요청하자 대사관 여직원은 "아, 없어요"라며 퉁명스럽게 답한 뒤 전화를 끊어버린다.
이에 대해 각종 포털사이트들은 이른바 '대사관녀' 동영상과 대화록을 올려놓았고 네티즌들은 해당 여직원을 비난하는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외교부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외교부측은 22일 오전 대책회의를 열었으나 8년 전 일어난 일이어서인지 진상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 관계자는 "네티즌들의 글이 올라온 것에 관심을 갖고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면서 "주중대사관에도 경위를 파악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여직원은 본부에서 파견된 고용인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당시만 해도 납북포로문제가 이슈화되기 전이어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이 여직원은 주중 대사관에 근무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또 당시 사건이 발생한 후 해당 여직원에게 취해진 조치가 어떤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납북포로문제가 국민의 관심을 끄는 등 현안이 된 이후에는 대사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적절한 교육을 시켜 현재는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국군 포로 송환 문제에 대한 정책 및 시스템 차원의 검토를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며 관련 업무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국군포로의 송환 작업을 추진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공관에서 일어난 과거의 일이긴 하지만 네티즌들의 분노가 폭발하기까지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외교부의 처사에 많은 사람들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특히 반기문(潘基文) 장관 퇴임 이후 장관 공백기가 길어지면서 외교부 직원들의 분위기 이완현상이 느슨한 대응을 야기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일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아시아태평양국 명의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공식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싣고 "매우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히고 "국군포로들이 앞으로도 안전하게 고국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