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대입] 대학·학과 탐색…지금부터 진짜 '입시전쟁'

입력 2006-11-21 07:19:34

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 5일이 지났지만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수능 원점수 결과가 던져준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모두가 쉽다고들 하는 영역의 내 점수가 왜 이런지, 어렵다고들 하는 영역의 표준점수는 어떻게 나올지 같은 점수 걱정에 노심초사한다.

모든 것이 결정되고 끝난 듯하지만 진정한 대학입시는 지금부터다. 지금까지는 수능시험 공부에 밤낮을 매달려 왔지만 이제는 입시 전략을 세우고 대비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자신과의 싸움은 끝나고 정보를 수집해 전략을 짜 전국의 모든 수험생과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 시작된 것이다.

▨ 수능 성적 발표까지-입시 밑그림을 그려라

가채점해본 수능 점수에 더 이상 울고 웃을 여유는 없다. 기대보다 잘 나왔으면 잘 나온 대로, 못 나왔으면 못 나온 대로 마지막에 최선의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차분히 준비해야 한다. 수능 점수가 예상에 다소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그 차이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지금부터 얼마나 빠르게 움직이고 신중하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입학하는 대학과 학과는 천양지차가 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얼핏 보면 지금 시점에서 입시 전략을 세우는 데 밑바탕이 되는 정보는 별로 없는 듯하다. 기껏해야 수능 가채점 결과와 자신의 학생부 성적 정도로 생각하고 더 이상 탐색해볼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수험생도 적잖다. 그러나 가채점 결과를 평소 자신의 모의고사 성적이나 비슷한 점수대의 친구들, 입시기관의 발표 등과 비교해 보고 지원 가능한 대학들의 전형요소별 반영방법을 살피다 보면 의외로 다양한 정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만 해도 입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는 충분하다. 수시2학기 지원 여부, 수시2학기 전형 참가 여부 등을 결정하는 것은 물론 정시모집 지원 가능 대학을 탐색하고 영역별 반영 방법, 가중치 적용 후의 유·불리 등을 따지는 것도 가능하다. 정시에 지원할 대학 가운데 논술이나 면접·구술고사를 치르는 곳이 있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

▨ 원서 접수 마감까지-연구하고 결정하라

12월13일에 수능 성적이 발표되면 그때까지 세웠던 전략을 토대로 정시모집에 지원할 대학과 학과를 결정해야 한다. 원서 접수를 마감하는 27일까지 시간은 넉넉하다. 자신의 영역별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어떻게 조합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따져 그동안 탐색했던 대학의 지원 경향을 참고해 3개 모집군에 원서를 내면 된다. 이때 입시에 관련된다면 사소한 것 하나까지도 철저히 연구하고 최대한의 정보를 바탕으로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신중한 자세가 요구된다.

정시모집에서는 대학별 전형이 복잡·다양하다. 수능 반영 방법은 물론 학생부 반영 방법, 대학별 고사 실시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살피면 비슷한 유형의 대학을 찾기가 함들 정도다. 수능 성적의 경우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 대학의 활용 지표와 반영 과목 수, 대학 지정 과목 여부 등을 분석해 자신의 점수로 조합해 보면 대학별 유·불리를 가늠할 수 있다. 수리 가형과 나형, 탐구영역 반영 방법도 유의해서 살펴야 한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 자연계 모집단위에서는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를 지정한 대학이 상당수다. 수리 나형을 선택해서 지원할 수 있다고 해도 가형에 일정 비율의 가산점이나 가중치를 부여하는 곳이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정시모집의 학생부 반영비율은 외형상 높아 보이지만 실질 반영 비율은 낮다. 그나마 석차백분율을 반영하는 경우 비중이 있지만, 평어를 반영하는 대학의 경우 영향력이 더욱 떨어진다. 자신의 학생부 성적이 비슷한 수능점수대 수험생들에 비해 좋으냐 나쁘냐를 판단해 유리한 대학을 찾아야 한다.

대학·학과별 지원 경향에 대해서는 입시기관들이 나름의 자료를 근거로 특징을 제시하기도 한다. 전적을 믿어선 안 되지만 설득력이 있다면 무시할 필요는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의·약계열과 교대, 사범대의 지원 경향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번의 복수지원 기회가 주어지는 데 따른 대학별 지원 특성도 사전에 파악해보는 것이 좋다.

복수지원 기회는 자신의 전형요소 성적에 맞춰 최대한으로 활용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해서 주어진 기회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 지나친 상향지원은 무의미하지만 틈새를 찾아보면 예상 밖으로 기회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진학지도 선생님이나 전문가들을 찾아 성실하게 상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합격자 발표까지-포기하지 말고 준비하라

정시 원서를 내고 나면 논술고사와 구술·면접고사 준비를 하는 수험생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진다. 입시의 마지막 단계에서 수능 성적의 변별력은 예상보다 낮아 대학별 고사가 당락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연한 노릇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다.

대학별 고사를 치르지 않거나 단순 면접만 실시하는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들도 입학 전형 때까지 허송세월해서는 안 된다. 지원한 대학·학과의 기본 정보를 파악하고 자신의 선택한 전공에 대한 지식을 조금씩 쌓아가는 것이 좋다. 지원한 학과의 경쟁률이 높다고 해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중·하위권 대학의 경우 복수합격에 따른 이동으로 인해 후보들에게 2월말까지 등록 통보가 오는 곳도 적잖다.

재수는 정시모집 최종 합격자 발표 때까지 성급하게 결정할 필요가 없다. 내년부터 입시제도가 크게 바뀌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최소한 가고자 하는 대학의 전형에 참가해 경험을 쌓아두겠다는 적극적인 마음이라도 갖는 것이 현명하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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