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전반적으로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영역별 난이도와 자신의 원점수 득점이 어떤 상관관계를 갖고 표준점수로 어떻게 나올지에 수험생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12월13일 수능 성적표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느 누구도 정확한 점수와 상대적인 위치 등을 알 수 없다. 수시와 정시 지원 여부, 정시 지원 전략 수립 방법, 복수지원 방안, 대학별 고사 준비 여부 등이 모두 여기에 달려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원점수를 기준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수험생들은 표준점수가 발표되면 원점수와는 큰 폭의 차이가 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판단의 범위를 넓히고 필요한 모든 부분을 차분히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판단의 범위를 넓게 잡아라=가채점한 원점수는 현 시점에서 수험생들이 수시와 정시 선택을 결정하는 데 유일한 자료다. 이미 지원해 둔 수시2학기 전형에 응시하느냐, 아직 수시2학기 모집을 하지 않은 대학에 지원하느냐, 정시모집 준비에 집중하느냐를 따지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학생부 성적과 수능 원점수 비교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수능을 평소 실력보다 조금 잘 치르고 못 치렀을 경우 표준점수로 환산하면 결과가 뒤바뀔 수도 있기 때문에 판단이 쉽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올해는 많은 수험생들의 원점수가 지난해보다 조금씩 올라갈 전망이어서 판단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수험생들로서는 표준점수 환산에 따라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들을 염두에 두고 넓은 범위에서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원점수를 참고하되 전적으로 얽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원점수를 기준으로 최선·최악의 가능성을 따진 뒤 적절한 선에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정시모집 지원 가능 대학을 고를 때도 가채점 원점수를 토대로 발표하는 입시기관들의 잣대에서 아래위로 한두 단계 정도는 넓혀 잡는 것이 좋다.
수능 원점수가 평소 모의고사보다 낮게 나왔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어려운 과목에서 비슷한 실력의 다른 수험생에 비해 조금만 잘 쳐도 표준점수는 크게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시모집 지원에는 공부가 필요하다=2학기 수시에 지원하지 않았거나 정시모집에 집중하기로 했다면 또다른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 지금까지 학교 시험과 수능시험 준비에 몰두해온 수험생들은 전국 대학·학과들의 입시 요강에 대한 정보가 극히 부족하다. 모든 대학의 입시 요강을 살펴볼 수는 없지만 평소 염두에 둔 몇몇 대학의 입시 요강만 검토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대학별 요강을 얼마나 연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엄청나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2002학년도 입시 이후 대학들의 입시 요강은 차이가 두드러지기 시작해 표준점수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에는 천차만별이라고 할 정도로 복잡·다양해졌다. 수능 성적을 반영하는 방법만 해도 제각각이다. 학과에 따라 표준점수, 백분위를 반영하는 영역을 다르게 하거나 대학 자체 계산 방식을 통해 표준점수와 백분위를 정하는 대학까지 차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기에 일부 영역 반영, 과목별 가중치 반영 등의 요소까지 감안하면 비슷한 점수라도 갈 수 있는 대학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대학별 입시 요강을 검토할 때는 자신의 전형요소별 성적을 토대로 해서 유리한 곳을 중심으로 비교해야 한다. 학생부 성적이 좋은 수험생은 학생부 실질 반영 비율이 높은 대학을, 수능의 특정 영역 점수가 높은 수험생은 해당 영역이 반영 비중이 크거나 가중치를 주는 대학을 선택하는 식이다.
▶변수를 감안하라=정시모집은 모든 지원자에게 3회의 복수지원 기회가 주어진다. 여기서 다양한 변수가 발생한다. 가령 상위권 수험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가·나군에 밀집해 있다든가, 합격선이 비슷한 대학들이라도 분할모집 방식이 다르다거나, 특정 모집군의 대학이나 학과는 경쟁률이 높아도 복수 합격에 따른 이동이 많아 후보로 합격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거나 하는 등이다. 이런 변수들은 수험생 혼자서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입시기관들의 입시설명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신뢰할 만한 기관들의 홈페이지 정보를 검색한 뒤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자신의 지원 전략에 포함시키는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올해 경우 내년부터 크게 바뀌는 입시제도 때문에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이 예년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어떤 대학이 비슷한 점수대 수험생들의 안전 지원 범위에 드는지, 소신이나 하향 지원의 범위는 어떻게 나타날지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아직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은 고교의 3학년 재학생이라면 기말고사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정시모집에서는 학생부 성적이 2학기까지 반영되므로 마지막 시험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3학년 성적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에 지원하고자 하는 수험생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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