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이맘 때쯤이면 보건소와 병·의원에는 독감예방 접종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올해의 경우 병원에서는 이미 접종이 시작됐고, 보건소는 17일부터다. 질병관리본부는 우선 접종 대상을 정해놓고 있으나, 무조건 맞고 보자는 시민들이 많아 대구의 각 보건소마다 하루 1천 여 명 안팎의 사람들이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독감예방 접종하면 감기도 예방되나?=8일 병원에서 독감예방 접종을 했다는 김모(42·대구 동구 신암동) 씨는 "주변에서 독감예방 주사를 맞으면 감기도 걸리지 않는다고 해서 지난해부터 접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이모(57·여·대구 수성구 시지동) 씨는 "지난해 독감예방 주사를 맞았는데도 겨울에 두 번이나 감기를 앓았다."며 "쓸데없이 접종비만 썼다."고 푸념했다.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으로 감기의 원인 바이러스와는 다른데도 이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사례다.
◇접종할까 말까=이모(43·대구 남구 봉덕동) 씨는 지난 주 아들(11)이 다니는 학교로부터 아이의 독감예방 접종 확인서를 보내라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받고는 "접종 권장 대상 연령도 아니며,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는데도 독감예방 접종을 하라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가족 중에 만성질환자가 있거나 독감에 걸린 병력이 있다면 접종하라는 뜻에서 통신문을 보냈다."고 했다.
정주희(37·여·대구 북구 칠성동) 씨는 "이웃 가운데 온 가족이 접종을 하는 경우가 많아 괜히 불안하다."며 "병원에서 맞으면 2만~2만 5천원의 비용이 드는데 접종할 지, 말지 판단을 못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평소 건강한 사람이면 맞을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보건소보다 병·의원이 왜 비싸나=보건소와 병·의원이 독감 백신을 확보하는 경로가 다르기 때문이다. 보건소백신은 균주를 수입해 국내에서 만든 것이다. 조달청을 통해 대량 구입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무료 접종을 하거나 실비 접종(대구 7천100 원)을 하기 때문에 싸다. 반면 병·의원은 국내 생산 백신 대부분을 국가가 확보하기 때문에 비싼 수입백신을 쓰고, 여기에 주사료와 진료비가 부과돼 비싸다.
◇보건소는 비상=대구시는 17일부터 보건소에서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의 예방 접종을 시작한다. 대상자는 65세 이상 중 기초생활수급자 등 우선접종 권장대상자(무료) 2만7천여 명과 61세 이상의 주민, 만성질환자 등 유료 대상자 6만2천여 명이다.
김영애 중구보건소장은 "보건소의 독감예방 접종은 노약자, 만성질환자 등이 독감에 걸려 심각한 상태에 이르지 않도록 하는 예방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인데, 접종비가 싸다는 이유로 일반 시민들까지 보건소를 찾아 해마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했다.
◇우선접종 권장대상자=접종이 예방에는 분명 효과가 있지만 너나없이 접종하는 것이 비용에 비례해 효과적인지는 의문이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가 그나마 비용 효과성을 따져 선정한 것이 우선접종 대상자이다. 우선접종 대상자는 ▷65세 이상 노인 ▷만성 심폐질환자 ▷집단시설수용자 ▷임산부 ▷만성질환자(당뇨, 만성신부전, 암환자, 만성간질환자, 아스피린 복용자, 혈색소병 등) ▷의료인 및 환자가족, 생후 6∼23개월 영유아 ▷조류인플루엔자 대응요원 및 닭·오리 농가 종사자 등이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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