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엉기쩡 납니더".
'경상도 우리 탯말'을 쓴 윤명희(44·사진 오른쪽)씨와 심인자(47)씨. 지난 주 책 소개가 나간 후 "어떤 사람들이냐?"는 궁금증이 잇따라 만나보았다. '경상도 우리 탯말'은 장례식을 치르는 과정에서 오고가는 구수한 안동 말과 진주에 부임한 교사와 학생의 대화를 있는 그대로 채록해 옮겨놓은 책이다. 외지인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암호(?)같은 우리 '탯말'을 예화로 잘 풀어냈다.
윤씨는 실제 시아버지의 3년상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올 2월 시아버님이 돌아가신 일화를 인터넷 동호모임인 '탯말두레'에 올렸더니, 책 의뢰가 들어왔어요." 대구에서 태어난 윤씨는 안동의 흥해 배씨 11대 장손 집안에 시집갔다. "요즘 3년상 치르고 있는 데가 어디있어요? 처음에는 기가 막혔어요." 이제는 안동사람인지, 대구사람인지 말만 들어보면 알 정도.
심인자씨는 대구에서 활동하는 수필가다. 진주 출신으로 시골 장터를 돌아다니며 채록한 사투리를 생활, 음식, 사람, 자연 등 4개 주제로 엮어 '탯말독해'를 썼다.
"요즘은 사투리를 쓰면 '숭을 보고' 부끄럽게 여기는데, '탯말'은 참 정겨운 말입니다."
'탯말'은 뱃속에서 탯줄을 통해 들어온, 태어나 가장 먼저 듣는 말이란 뜻이다.
책을 쓰면서 느낀 가장 큰 것이 '탯말'의 힘. 사투리 한마디에도 그 사람의 품격과 지역의 문화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사람은 국어학을 공부한 적이 없다. 그래도 발품을 팔아 경로당이나 시장을 찾아다니며 경상도 말을 기록했다. 예전에는 못 느꼈던 희열도 느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가 녹아든 '탯말'은 사투리가 아니라 우리가 보듬고 가야할 우리 말입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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