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 전 총리가 2일 독자적인 신당 창당을 선언하는 등 대선주자로서 정국의 전면에 나서자 향후 파장에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이날 청주에서 열린 충북 미래희망포럼 창립기념식에 앞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민대통합 신당 창당은 국민의 요구이고 시대적 요청"이라며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쯤 창당작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거북이' 스타일의 고 전 총리가 이날 전격적으로 독자신당 창당 선언한 것은 지지율이 10%대 중반으로 추락한 현 위기상황을 타개하는 동시에 앞으로 전개될 정계개편 과정에서 주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잠재적 경쟁자들인 한나라당 유력 주자들이 대선 레이스에 본격 나서는 상황을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측근들의 주문도 주효했다고 한다.
그가 간담회에서 "열린우리당을 대안으로 삼지 않겠다."고 한 것은 장래 있을 지 모를 우리당 전부 또는 일부와의 통합과정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포석으로 비쳐진다. 여당에 편입되는 모양새를 취하기 보다 본인 중심의 새로운 세력을 만들어 구심력을 발하겠다는 것.
고 전 총리 측은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들과 꾸준히 접촉해 오면서 굳이 여당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고 전 총리를 따라올 만한 여당의원들이 적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고 전 총리의 의도대로 신당이 정계개편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을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고 전 총리가 영입을 고려중인 여당 및 민주당 의원들이 당장 고 전 총리 쪽으로 옮겨갈 것이냐는 것. 정치권 전반의 이합집산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에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 정계개편 논의를 위해 2일 열린 우리당 의총에서 통합 신당론자들 중 '고건 영입파'의 목소리가 그리 높지 않았고 민주당도 일단 '거리를 두고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박근혜 전 대표 측의 구상찬 공보특보는 "고 전 총리의 신당 창당 발언은 열린우리당에서 이탈하는 세력들을 규합하는 정도의 의도"라고 말했고, 이명박 전 시장도 "선거를 앞두고 (이념이 아닌) 사람 중심의 정계 개편은 성공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구원투수'를 고대하는 여당의 정계개편 논의결과에 따른 고 전 총리의 주가변화 여지는 아직 남아있다. 여당내 현재 유력한 시나리오로 거론되고 있는 '여당+민주당+고건+α'라는 통합신당의 가능성이 아직까지 유효한 상태기 때문.
고 전 총리 역시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친노 세력과 냉전수구 세력으로 표현한 한나라당과 함께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반(反)한나라당 범여권 통합'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두는 등 여당내 동참세력에 대한 문호를 한껏 개방해 놓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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