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한 대학교수가 참여한 3개국 공동집필 SCI(국제과학기술논문색인)급 논문에 '동해(East Sea)'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돼 파문이 일고있다.
본지 취재진이 입수한 북동아시아의 온대활엽수림을 주제로 한 논문 사본에 따르면 분포지역을 다룬 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돼 있었으며 이 논문은 지난 3월 식물생태학 관련 학술지로는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독일의 식물생태학 관련 학술지인 '피토쾨놀로기아(Phyto-coenologia)'에 실렸다. 관련 분야 학자에 따르면 계간인 이 잡지는 국제적인 전문학술지로 식물생태 분야에 관심이 많은 각국의 학자, 연구자들이 구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논문은 지역의 한 대학교수인 A씨가 러시아 식물토양연구소 박사 2명, 일본 동경대 교수와 공동집필한 것으로 발표 당시 '독도'와 '동해' 표기 문제로 한·일 양국이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여서 자칫 일본에 의해 "한국 학자도 동해를 일본해로 인정했다."는 논리에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국제학술지에 게재되는 논문의 경우 대부분 검증된 용어, 지명 등을 사용하고 있어 다른 논문에 인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도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 대해 A 교수는 이번 논문은 보조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에 표기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역사학자나 해양학자가 아니라 다만 국내 식물과 자연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동해나 일본해 논란에 대해선 관심이 없다."며 "한국의 활엽수림에 대한 자료만 넘겨줬을 뿐 논문 검토 작업에도 참여하지 않아 표기와 관련, 시비를 가리려면 책임저자인 러시아 학자에게 묻는 게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용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실장은 "한·일간 영토문제로 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나온 SCI급 논문이라면 데이터 인용, 사용에 있어 합의나 원칙이 있었을 것"이라며 "훗날 한국에 불리한 증거물로 악용될 수도 있는 만큼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SCI= 과학기술논문색인지수로 국가의 과학기술력을 나타내는 척도. 미국 과학정보연구소가 지난 1960년대부터 사용했으며 SCI집계의 바탕이 되는 과학기술논문학술지는 세계적으로 약 5천 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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