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외교안보 라인 윤곽 드러나…이르면 내달 2일 교체

입력 2006-10-30 11:27:49

청와대가 이르면 다음달 2일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개편할 예정인 가운데 하마평이 무성하다. 청와대는 사의를 표명한 이종석 통일부 장관, 윤광웅 국방부 장관, 김승규 국정원장의 후임자 후보군을 2, 3배수로 압축, 최종 인선을 위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외교안보팀 후보로 압축된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정치적 색채가 약하고 실무형 인사가 많아 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의 기조가 그대로 유지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일부 장관에는 김하중 주중 대사와 이재정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이 2배수 후보로 압축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하중 주중 대사는 외교부 출신으로 국민의 정부 때인 2001년부터 5년 동안 계속 주중 대사직을 맡고 있다. 지난 13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실무조정 역할을 잘해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김 대사는 외교부 장관 후보군에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정 수석 부의장은 열린우리당 창당의 주역으로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맡으면서 참여정부의 대북 포용정책 확산에 기여해온 점이 긍정 평가받고 있다.

국방부장관에는 김장수 육군참모총장과 배양일 전 공군참모차장과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장영달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압축됐다는 소식이다.

현역인 김장수 육군참모총장은 참여정부 말기 군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어 국방개혁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는 인물이란 평을 듣고 있다. 육사 27기인 김 총장이 장관으로 발탁될 경우, 이상희(육사 26기) 합참의장을 비롯한 남해일 해군참모총장, 김성일 공군참모총장 등 군 수뇌부의 용퇴를 불러 대대적인 후속 인사가 불가피해진다.

배양일 전 공군 참모차장은 사의를 표명한 윤광웅 국방장관이 추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육·해·공군의 균형 맞추기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장영달 의원은 여러 차례 국방장관 후보로 거론돼온 인물인데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냈고 현재도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정원장에는 김만복 국정원 1차장이 강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기부 공채 출신인 김 차장은 32년간 국가정보를 다룬 '정보맨'이란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국정원 내부출신의 원장 발탁은 노 대통령이 추진해 온 '탈정치, 탈권력 국정원' 개혁의 밑받침이 된다는 점에서 힘이 실리고 있다.

윤광웅 장관의 후보군 포함은 청와대 국방보좌관, 국방장관을 거치면서 노 대통령의 국방과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뜻을 정확히 읽고 있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외교안보라인 교체에 대해 한나라당 등 야당이 '회전문 인사'라고 공세를 취할 태세라 부담이다.

노 대통령의 사시 동기인 이종백 서울고검장은 김승규 현 원장이 검찰 출신임을 감안, 검찰 몫으로 거론되고 있다.

외교부장관은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의 발탁이 유력하다. 북한 미사일 실험발사 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끈질기게 미국과 실무협상을 벌여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 구상을 이끌어 내는 등 노 대통령의 신임이 각별한 것이 강점이다.

아울러 외교안보 라인의 전면교체로 참여정부의 정책이 흔들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카드라는 평도 듣고 있다.

다만 송 실장의 후임자로는 눈에 두드러지는 후보가 없다는 점이 변수이다. 송 실장이 제자리를 지킬 경우 김하중 주중대사와 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의 발탁이 점쳐진다.

송 실장이 외교장관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후임 안보실장에는 김하중 주중대사, 이수혁 주독일대사, 서주석 청와대 안보수석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