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미완공 선로'…Killing Time Express

입력 2006-10-30 10:56:14

KTX는 왜 매일 늦는 걸까? 가장 큰 이유는 제 속도(평균 300㎞)를 내지 못하는 서행구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KTX경부선(서울~부산)구간 전체를 훑어보면 '누더기' 선로라고 일컬어질 정도로 미완공되거나 불안정한 상태를 보이는 구간이 곳곳에 널려있다.

지각사태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철도 용량'이 뒷받침해주지 못해 나타나는 구조적인 현상이다.

경부선 408.5㎞중 전용선로는 223.6㎞로 전체 구간의 절반을 조금 넘는다. 부산~동대구, 동대구~칠곡 신동, 옥천~대전, 시흥~서울 구간은 KTX 전용선이 깔리지 않아 일반선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감속운행(시속 130~150㎞)이 불가피하다. 박승찬 동양대학교 철도대학 교수는 "KTX가 일반선로를 달릴 때 선로를 지탱하는 자갈이 튀는 현상이 전용선로보다 훨씬 심하다."며 "이것이 차량 바퀴를 손상시켜 KTX 속도를 낮출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게다가 서울~대구 KTX 전용선로에서도 진동과 궤도 틀림 현상으로 인해 고속철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구간이 5곳이나 있다. 고덕-천안(14.6㎞), 천안아산역 구내(5.3㎞), 천안-오송(5.6㎞), 영동-김천(4.4㎞), 김천-칠곡(10.3㎞)구간에서는 고속철이 시속 170~230㎞ 정도로 저속 운행하고 있다.

선로 진동과 궤도 틀림현상은 선로를 받치는 자갈 지반이 불안정해 고속 운행하는 KTX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는 것. 한국철도공사 관계자는 "이들 취약구간에 대한 보강공사를 계속해왔는데 지반이 다져질 동안 서행운전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세한 현상에 불과하지만 안전성을 고려해 KTX속도를 낮추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열차 증편에 따른 운전정리(다른 열차와의 간격이나 운행 시간을 조정하기 위해 열차 속도나 순번 등을 바꾸는 일)시간이 늘어난 점도 또 다른 원인이다.

2004년 개통 당시 월 평균 3천880회 운행되던 KTX가 올 들어 월 평균 4천297.7회로 증편 운행되고 있지만 선로 용량은 개통 당시와 달라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운전정리로 인해 지연 운행된 시간은 2004년 월평균 60.6분에서 2005년 211.7분, 올 들어서는 525.2분으로 급격히 늘고 있다.

노왕래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정책운영본부 팀장은 "앞 열차의 지연으로 인해 다른 열차가 덩달아 늦어지는 전이현상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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