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를 한국시리즈 2연패로 이끈 선동열(43) 감독은 일본프로야구 4년간 경험에서 터득한 '지키는 야구'로 2년 연속 한국 최정상에 올랐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되고 마운드만 안정돼 있다면 4강은 무조건 갈 수 있다'는 단순 명확한 지론을 바탕으로 삼성을 '1점차 승부에 강한 팀'으로 변모시킨 선 감독은 4강을 넘어 2년 연속 정규 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2연패를 동시에 달성하며 최고 사령탑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김응용(1983년), 강병철(1984년), 이희수(1999년) 감독에 이어 역대 감독 가운데 취임 첫 해 우승컵을 안은 4번째 지도자로 남은 선 감독은 올해 2연패에 성공하면서 감독 취임 해부터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최초의 감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또 한국시리즈를 2연패한 감독은 해태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역대 김응용 삼성 사장(1986-1989, 1996-1997), 김재박 LG 감독(2003-2004.현대)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선 감독의 명성이 더욱 빛난다.
선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 횟수에 있어서도 김응용(10회), 김재박(4회)에 이어 김인식 한화, 강병철 롯데 감독(이상 2회)과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선수 이름에 의존하지 않는 야구' '큰 것 한 방에 의존하지 않는 야구' '맘껏 도루할 수 있는 야구' 등을 모토로 내건 선 감독은 장타에만 익숙했던 삼성의 체질을 불과 2년 만에 확실히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5점을 주고도 6점을 뽑아야 직성이 풀리는 공격 야구에 환호했던 삼성 팬도 철저한 선발-중간-마무리 투수 분업화 체제에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일궈내는 선동열식 야구에 점차 적응해갔다.
권오준, 오승환 필승 계투조를 팀 승리의 보증수표로 확실히 키워냈고 임동규, 전병호 등을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기용하며 마운드 운용에 묘를 살렸다.
지난해 분전한 박석진, 안지만 등 불펜의 핵으로 활약했던 투수들이 부진에 빠졌지만 오상민을 중용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임창용, 권혁 등을 제 때 마운드에 올려 톡톡한 재미를 봤다.
삼성 마운드는 써도 써도 닳아지지 않는 화수분이 돼 있었고 양과 질이 모두 우수해 어떤 팀도 쉽게 뚫을 수 없는 견고함을 자랑했다.
선 감독은 거액을 받는 선수가 기대에 못 미쳤을 때는 스승이었던 김응용 사장처럼 언론을 통한 '외곽 때리기'로 선수의 자존심을 자극했다. 담배를 끊고 좋아하는 술도 줄인 선 감독은 투타 전력을 극대화하는 데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며 조직력을 키웠다.
득점 루트 다변화를 선언한 선 감독은 누상에 주자가 있을 때마다 번트와 도루, 히트 앤드 런 등을 적극적으로 주문했고 희생플라이 1위(42개) 도루 2위(121개) 희생번트 6위(90개) 등으로 정규 시즌을 마치며 '희생을 중시하는 팀'으로 확 바꿨다.
하지만 화끈한 야구가 실종된 것에 대해 선 감독의 고민이 적지 않았다. 권오준과 오승환의 기용 빈도가 높아지고 혹사 논란이 제기되면서 득점력 빈곤을 야기한 타선을 원망하기도 했다.
삼성의 체질 변화를 이끈 선 감독은 시즌 후 트레이드를 통해 노쇠화한 타선을 새 얼굴로 바꾸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내년부터는 투타 조화를 이룬 재미있는 야구로 또 다른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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