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채종일 교수팀 참굴큰입흡충 확인
1993년에야 존재가 보고된 기생충이 400년 전 조선시대 여성 미라에서 검출됐다.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 채종일 교수는 단국대의대 서민 교수, 서울의대 해부학교실 신동훈 교수 등과 함께 올해 4월6일 경남 하동군 금성면 가덕리 ㈜한국남부발전 하동화력 건설현장에서 발견, 수습된 여성 미라에 대해 기생충 검사를 실시한 결과 참굴큰입흡충(Gymnophalloides seoi)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미라에서 채취한 대변과 장 내용물에서 기생충을 관찰한 결과 선충란은 관찰되지 않은 대신, 참굴큰입흡충과 이형흡충류(Heterophyid), 그리고 간흡충(Clonorchis sinensis) 충란이 발견됐다.
이 중 참굴큰입흡충은 1993년에야 서울의대 기생충학교실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되고 세계학회에 보고된 기생충이다.
채종일 교수는 "참굴큰입흡충은 93년 이후 진행된 감염실태 조사에서 유행한 지역이 전남 신안군 일대임을 확인했으며 금번 미라가 발견된 하동군 일대는 이 기생충의 주 분포지에 해당하지 않았다"면서 "이런 참굴큰입흡충이 무려 400여 년 전의 미라에서 확인됐다는 점이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미라가 발견된 지역이 반경 수십 ㎞ 이내에 섬진강과 남해를 접한 지역이라는 특성을 고려할 때 이 일대 주민들은 민물과 바닷물에서 생산되는 수산물을 많이 섭취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미라 기생충 검사 결과 자연산 굴(oyster)과 관계 있는 참굴큰입흡충, 민물생선과 관련 있는 간흡충이 확인됐다는 점에서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고 채 교수는 덧붙였다.
다만 미라 발견 지역인 하동은 지금은 자연산 굴이 거의 생산되지 않지만 조선초 인문지리서인 신증동국여지승람 기록에 의하면 특산물로 굴이 기록될 정도로 조선시대에는 굴 생산이 많았던 곳이다.
이런 문헌 기록이 400년 전 미라 분석을 통해 증명됐으며 아울러 "조선시대에는 참굴큰입흡충이 지금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이 또 다른 의미를 지닌다"고 채 교수는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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