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의 재·보선 결과 무소속이 돌풍을 일으킴으로써 정치판의 역학 구도가 더욱 복잡한 국면으로 빠져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열린우리당도 예상대로 전패함으로써 정계개편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번 재·보선결과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무소속 후보들이 기초단체장 선거 4곳 가운데 3곳과 광역·기초의원 선거구 3곳 중 1곳에서 승리하는 등 약진을 보였다는 사실이다. 특히 기초단체장 선거 4곳은 모두 영남 및 호남권으로, 열린우리당·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텃밭지역으로 꼽히는 곳들이다.
후보공천 과정에 잡음이 있었다는 점이 무소속 약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기존의 각 당별 역학 구도에 어느 정도 균열을 초래하게 된 셈. 그것도 내년 대선의 향배를 가를 수 있는 3대 정당의 텃밭에서다.
열린우리당은 당 지도부 책임론에 휩싸이면서 전당대회 조기 개최론이 제기되고 정계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지난해 이후 치러진 4차례 재·보선의 40개 선거구에서 한번도 이기지 못했다.
특히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후보에도 밀려 3위로 전락했으며 민주당 후보와도 비슷한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남 해남·진도에서는 민주당 후보 득표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나머지 기초단체장 선거 등에는 후보를 내세우지도 못했다.
민주당도 해남·진도 국회의원 선거는 이겼지만, 한화갑 대표의 지역구인 신안과 화순의 군수선거에서 모두 무소속에 패함으로써 기뻐할 수만은 없는 처지이다. 호남지역을 놓고 열린우리당과 벌였던 주도권 싸움의 향배가 불투명짐으로써 정계개편의 방향을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
한나라당은 인천선거에서 이긴데다 해남·진도에서도 과거 2%에 못미쳤던 득표율을 8% 수준으로 끌어올림으로써 호남지역에서 상당한 성과를 얻은 것에 자족하는 분위기. 그러나 경남의 창녕군수 선거에서 압도적인 표차로 패한데다 밀양 기초의원 선거에서도 졌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는 여권발(發) 정계개편을 재촉할 전망이다. 호남지역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역학구도가 더욱 불투명해지고 있는데다 한나라당이 양당의 틈새를 파고드는 형국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정치적 행보가 더욱 주목받게 됐다. 한나라당 역시 여권의 정계개편이 본격화 될 경우 보수대연합 등 이에 맞서는 세규합에 본격 나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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