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자는 은행영업 풍속도 "아파트 안방마님을 잡아라"

입력 2006-10-25 09:33:30

대구의 '돈줄'이 지역적으로는 아파트 밀집지, 사회계층적으로는 주부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바야흐로 '아파트·여성 전성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있는 곳에, 은행이 있고 아파트 안방마님인 여성들이 존재하는 곳에 곧 은행원들이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최근 금융기관들은 '아파트를 좇아다니면서 여심(女心)을 잡는 데 '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대구은행 중구 동신교 지점이 문을 닫았다. 아파트가 거의 없고, 단독주택만 밀집한 이곳에서는 하루가 다르게 '손님'이 줄었고,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입주가 시작된 한강 이남 최대 아파트단지인 대구 수성구 황금동 롯데화성캐슬골드파크. 이 곳엔 단일 아파트단지지만 대구은행 점포가 2곳이나 된다.

대구은행은 이곳에서 '황금알'을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이 은행은 2곳의 점포를 내는 등 총력전을 편 결과, 이 곳에서 벌어진 '주택담보대출 전쟁'에서 타 은행에 앞서는 성과를 거뒀다고 했다.

이와 관련, 대구권 금융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대구은행의 2000년 이후 점포 변동을 살펴본 결과, 아파트를 좇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구은행은 최대 부촌(富村)으로 분류되는 수성구에서 2000년 이후 점포 6개를 신설하고, 11개를 소규모 출장소에서 지점으로 승격시켰다. 수성구에서 없어진 점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다른 아파트 부촌인 달서구도 마찬가지. 최근 6년여동안 모두 5곳의 점포가 새로 생겼고 없어진 점포는 전무했다.

하지만 최근 6년여동안 아파트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구 6곳을 비롯 동구 3곳, 서구 3곳의 점포가 간판을 내렸다. 남구와 북구 역시 각각 2곳의 점포가 같은기간동안 철수했다.

대구은행 제갈상규 홍보부장은 "공장밀집지도 은행고객이 많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공장의 대표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변 은행의 실적이 더 좋다."며 "요즘은 주부들이 실제 '돈줄'을 잡고 있는 경우가 많아 아파트와 여심을 잡는 데 은행권이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권의 자체 집계결과 은행거래 현황에서 여성 대 남성의 비율이 7대 3 정도로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으며, 최근 인터넷뱅킹과 폰뱅킹이 활성화하면서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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