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부터 訪北(방북) 취재 중인 미국 ABC방송의 다이앤 소여에게 한 북한 여성이 "우리는 위험한 나라"라고 말했다. '위험하다'는 이 말에는 '우리도 핵무기를 가졌으니 조심하라'는 경고와 '북한에 危害(위해)를 가하는 그 어떤 시도(특히 미국'일본)에 당장 물리적으로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냉전시대와 달리 현 국제사회의 분위기로 볼 때 '핵무기=위험'이라는 등식이 성립된 것만은 분명하다.
쪊현재 지구촌에 '核(핵)의 정치학'이 판을 치고 있다. 북 핵실험으로 야기된 온갖 불화와 외교적 수사가 언론매체를 달구고 있다. 미 CNN방송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 18일 "일본은 수개월 내, 한국은 1, 2년 내 핵개발이 가능하다"는 전망을 냈다. 한'일, 대만 등은 이미 상당한 핵기술력을 보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위험한' 핵폭탄 제조 역량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NPT(핵확산방지조약)로 인해 潛伏(잠복)해 있을 뿐이라는 이야기다.
쪊1967년 미'소 간 NPT 기본 합의에 비핵보유국들은 반발했다. 핵의 평화적 이용도 금지되고, 핵보유국의 핵군축의무가 명기돼 있지 않으며, 비핵보유국에 대한 핵활동 사찰의 자주권 침해 우려, 비핵보유국의 안전보장 문제 등이 주요 내용이었다. 수정안 등 우여곡절 끝에 1970년 조약이 발효됐으나 프랑스와 중국은 끝내 조약에 가맹하지 않았다.
쪊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나왔지만 북한은 2년 뒤 NPT에서 탈퇴했다. 그 후 2006년 10월, 북한은 '9번째 핵보유국'으로 기정사실화됐다.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제 일본을 방문한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일본에 대한 核雨傘(핵우산)을 재차 확약했다. 하지만 북한의 2차 핵실험 강행 등 사태가 긴박하게 전개될 경우 일본의 핵무장 가능성을 어느 누구도 부정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그야말로 핵 도미노 현상이다.
쪊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 정세가 '핵'으로 포위되는 상황을 우리 국민은 원치 않는다. 북 핵실험이 일본 우익세력의 준동과 이를 교묘히 이용하는 보수 정치권을 더욱 자극, 일본에 핵개발 명분을 제공한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이는 한국의 핵개발 의욕을 부추기고, 일본 군국주의 부활을 우려한 중국의 핵대응과 대만의 핵개발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위험한' 핵의 시대,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서종철 논설위원 kyo4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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