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와 맹금류의 제왕 사자와 독수리가 맞붙는 2006 삼성 PAVV 프로야구 한국시리즈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20여 일 가까이 휴식을 취하며 카운터 파트너를 느긋하게 기다린 삼성 라이온즈, KIA와 현대를 차례로 꺾은 상승세를 앞세워 대망의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한 한화이글스 모두 필승을 다짐하고 있는 가운데 과연 어느 팀이 최후에 웃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에 이어 한국시리즈 2연패에 도전 중인 삼성과 1999년 이후 7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노리는 한화가 벌일 한국시리즈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봤다.
◇김인식-선동열, 사제 대결
올해 초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감독과 투수 코치로 환상의 호흡을 이뤘던 김인식 한화 감독과 선동열 삼성 감독이 양보할 수 없는 벼랑 끝 승부를 펼친다.
두 감독 모두 투수 육성과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는 국내 최고라는 평가를 듣고 있는 만큼 팬으로서는 단기전 필승 전략으로 선발 투수와 중간 계투의 활용 방법을 지켜보는 게 경기를 흥미를 배가시킬 전망.
선 감독은 하리칼라(12승), 브라운(11승), 배영수(8승) 등 선발 3인방과 권오준-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 계투진을 정규 시즌과 마찬가지로 운용할 예정이고 김인식 감독은 변칙 작전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김인식 감독은 이미 현대와 플레이오프에서 유현진과 함께 원투 펀치의 한 축인 문동환을 이틀 연속 불펜으로 돌려 허리를 강화했다. 최영필, 권준헌 등이 기대에 못 미쳤기에 문동환-구대성으로 이어지는 필승 계투진을 새롭게 구성한 셈이다.
김인식 감독은 1986년부터 1989년까지 4년간 해태 수석코치를 역임하면서 선동열 감독과 사제의 연을 맺었다. 해태는 당시 전무한 한국시리즈 4연패를 이루면서 최대 황금기를 누렸고 성적이 좋았던 만큼 이들의 인연 또한 행복한 순간으로 기억되고 있다.
다만 김응용 감독(현 삼성 사장)이 이끌던 지난 2001년 삼성이 두산의 김인식 감독에게 한국시리즈에서 패퇴한 기억이 있어 김응용 사장의 직계 제자인 선 감독이 김인식 감독에게 설욕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삼성과 한화는 한화의 전신 빙그레 시절 포함 포스트시즌에서 세 번 맞붙어 한화가 2승1패로 앞섰다.한국시리즈에서는 처음이고 지난 1990년 준플레이에서 삼성이 빙그레를 2승무패로 제쳤고 1988년과 199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빙그레가 삼성을 3전 전승으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랐었다.
◇기동력-장타력의 싸움
선동열 감독의 구상에 따라 한 방 위주의 야구를 지양하고 작전과 기동력을 살린 조직력의 야구로 탈바꿈 중인 삼성은 올해 도루와 희생 번트 등에서 일정 궤도에 오르면서 득점 루트를 다양화하는 데 성공했다. 삼성은 팀 도루 121개로 전체 2위에 올라 느림보 군단의 오명에서 탈피했다.
희생 번트는 90개로 6위를 차지했는데 68개로 전체 최하위에 걸친 한화보다는 많이 댔다. 팀 득점 2위(528점)인 삼성은 511점에 그친 한화보다 득점력이 높았고 이는 갖가지 상황에서 점수를 뽑는 방법을 잘 터득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슬러거는 없지만 소총과 장타를 적절히 버무려 상대 마운드를 야금야금 압박해왔다.
반면 한화는 팀 홈런 110개로 1위, 장타율 0.380으로 2위에 올라 삼성을 모두 압도한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친 선수가 양준혁(13개), 박진만(11개), 조동찬(10개) 등 3명에 그친 삼성에 비해 데이비스(21개), 이범호(20개), 이도형(19개), 김태균(13개) 등 중심 타선이 모두 10개 이상을 때렸다는 점에서 파워가 돋보인다.
체력이 많이 소진된 상태이나 한화의 중심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돌아가며 홈런 맛을 봤다는 점에서 컨디션도 상승세다. 선동열 감독도 한화의 홈런포가 살아나고 있다는 점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대구와 대전 모두 짧은 구장이기에 한 방으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지키는 야구'와 '원투 펀치'
셋업맨 권오준, 마무리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계투조는 한국 최고다. 이들은 32홀드와 47세이브를 올리며 각각 홀드와 세이브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우면서 기량을 입증했다.
사이드암 권오준과 정통파 오승환은 서로 스타일이 달라 공략이 쉽지 않을 뿐더러 구속도 150㎞ 가까이 뿌릴 수 있기에 경기 후반일수록 타자들은 더욱 난감해 한다. 특히 올해 많은 경기에 출장했으나 정규 시즌을 1위로 마친 덕분에 재충전 시간을 충분히 누렸기에 힘도 남아 돈다.
김인식 한화 감독은 "삼성의 계투조가 워낙 강해 5회 이전에 리드를 허용하지 않는 게 우선"이라며 두려움을 나타냈다.
반면 18승 투수 유현진과 16승의 문동환이 나서는 한화의 '원투 펀치'는 8개 구단 최강의 선발 조합이다. 한화는 올 시즌 삼성전을 7승11패로 마쳤는데 유현진이 무려 5승(무패)을 혼자 올렸다. 문동환은 1승4패, 평균자책점 4.55로 부진했다는 점이 변수다.
배짱투를 앞세운 구대성이 셋업맨까지 책임지며 조기 등판할 수도 있으나 한화는 역시 최영필, 권준헌 등 허리에 포진한 계투조가 얼마만큼 버텨주느냐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전망. 삼성을 막기 위해 특별히 엔트리에 포함된 차명주의 활약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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