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방송 KBS가 이 모양이니

입력 2006-10-16 11:55:07

국가 基幹(기간)방송인 KBS의 21분간이나 방송이 중단된 사상 초유의 대형 방송 사고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북한 核實驗(핵실험) 등 국민의 관심사가 미디어에 집중되고 긴장이 고조돼 있는 상황에서 빚어진 사고여서 심각한 우려를 하게 한다. 장비 고장 때문이라는 해명이 나왔지만, 조직 기강 해이가 낳았거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일어난 人災(인재)라면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위기 탈출 넘버원'이라는 방송 도중인 14일 오후 11시 8분께부터 갑자기 화면이 초록색으로 바뀌고 소리도 나오지 않는 이번 사고는 지금이 危機(위기) 상황이라 불안해한 사람들이 많았던 건 당연한 일이다. 더구나 국가 非常(비상)사태 때의 대응 능력을 떠올린다면 비난과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기술적 원인으로 발생한 방송 사고는 2~3분이 넘지 않았다고 한다. 지상파 방송이 무려 21분간이나 복구가 되지 않은 적이 없어 방송사 측의 해명에 疑懼心(의구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방송관계자들은 어떤 경우든 5분 안에 정상화되는 게 정상이었다. 비상시 대체 매뉴얼만 잘 지킨다면 이런 사고는 있을 수 없다고 한다.

국가 비상사태가 突發(돌발)할 경우 기간방송의 역할은 막중하다. 신속하게 위기 관리 체계를 가동해야 하며, 국가의 신경의 올이 되고, 눈과 귀가 돼야 한다. 그런 공영방송이 내부적인 문제로 엄청난 혼란을 부른다면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KBS는 근년 들어 '정권의 나팔수'라든가 코드 인사 등에 따른 파문으로 국민의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비상 시스템 가동에 대한 철저한 검증 등 기간방송에 걸맞은 位相(위상)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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