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신흥타운 시지·성서)"동네에서 다 해결해요"

입력 2006-10-14 07:04:04

동네에서 다 해결한다? 최근 아파트들이 대규모로 형성되면서 인근에 상권이 형성돼 웬만한 것은 동네에서 끝내는 경우가 잦다. 시지와 성서는 특히 더 그렇다. 크고 작은 음식점과 술집 등은 물론이고 인근에 영화관과 의류쇼핑몰, 대형마트 등 대형 위락시설까지 들어서 생활권 자체가 동네를 벗어나지 않는다.

◆시지-"시내갈 일이 없다"

김세정(37·여)씨는 최근 1년 사이 대구의 중심이라는 동성로로 나간 일이 없다. 쇼핑이며 먹을거리 해결을 동네에서 다 해결하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에 대형 마트가 두 곳이나 있는데다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들은 시지에 다 있다."고 말했다. 한 번씩 친구들을 만날 때도 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 박정영(21·여)씨도 "신세대들을 위한 최신 유행의 음식점이나 술집들도 적잖아 학교 마친 후 친구들과 자주 이곳을 찾아 놀곤 한다."고 전했다.

지난달엔 멀지 않은 곳에 영화관까지 생기면서 문화 욕구에 대한 갈증도 해소했다. 정지문(24)씨는 "과거엔 인근에 영화 볼 때가 없어 할 수 없이 시내나 지산동으로 갔지만 이젠 그럴 필요가 없게 됐다."고 좋아했다.

롯데시네마 경산점의 한 관계자는 "시지와 경산쪽 대학생들을 주 타깃으로 해서 갖가지 홍보를 하고 있어 관객들은 꾸준히 늘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영화관 뿐 아니라 아울렛까지 생김으로써 다른 곳으로 빠지는 동네 주민들의 발길을 끌어당기겠다는 전략이다. 박주선(28·여)씨는 "이젠 아쉬웠던 영화관이나 대형 의류쇼핑몰까지 인근에 생겨 시내 갈 일이 더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성서-유흥가 불야성, 먹자골목

달서구 이곡동 일대 먹자골목도 중산층이 머물기에 적격이다. 상가 1,2층에 위치한 횟집, 보쌈, 삽겹살, 구이집 등 다양한 메뉴로 무장된 깔끔한 먹자골목도 이곳저곳 옮겨다닐 필요가 없을 정도로 손님들의 구미를 당긴다. 성서 토박이 이대섭(43.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씨는 "이젠 사람들을 만나 식사하기 위해 굳이 수성구까지 갈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수상(37.대구시 달서구 죽전동) 씨도 "회사 회식이나 모임이 있을 때 매번 이곳에서 저녁을 먹고 뒷풀이까지 한다."며 "논공, 서대구 공단 등에서도 먹고 놀기위해 원정을 올 정도"라고 말했다.

이곳은 식당 뿐만 아니라 대구공동어시장 성서점을 비롯 밀러·비어걸·코리아나 브로이 등 맥주 전문점 등도 밀집돼 다양한 구색을 맞추고 있는 것이 특징.

이곳 유흥가 골목은 밤이면 색을 바꿔 입는다. 오후 7시쯤 간판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어느덧 밤문화를 이끄는 지역으로 변모한다. 두 집 건너 한 곳이 노래방, 가요주점이며 나이트클럽 등 원색의 오색간판이 불을 밝혀 손님들을 유혹한다.

이곳 중심가에서 4년째 편의점을 운영해오던 여주인은 "불경기를 모를 정도로 발전을 거듭해왔다."며 "유동인구가 초저녁부터 새벽 3~4시까지 그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사진.정재호편집위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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