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추석 민심' 뼈저리게 새겨야

입력 2006-10-09 11:46:31

"민심이 하도 험악해서 돌아다니기가 민망할 정도였다. 재래시장에서 상인한테 소금세례를 당한 의원도 있다" "경제 좀 살려 달라는 하소연 때문에 다른 얘기는 들리지도 않았다". 정치권이 전하는 '추석 민심'은 한마디로 먹고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아우성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얘기들이다. '민생 파탄'에 대한 원성은 오래전부터 하늘을 찌르고 있다. 서민들은 둘만 모여도 집권세력은 물론이고 與野(여야) 정치권을 향해 듣기 거북할 문자로 비난을 퍼붓는 게 다반사다. 이렇게 최악인 '바닥 민심'을 추석 연휴에야 확인한 것처럼 떠들고 놀라는 모습이 한심할 뿐이다.

정치가 民生(민생)에 전념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입이 아플 정도다. 특히 이 정권 들어 대다수 국민은 다른 무엇보다 안심하고 먹고 살 문제부터 해결해 달라는 절박한 심정을 吐露(토로)해 왔다. 숱한 선거 결과가 그런 의사 표시이고 10%대까지 추락한 현 집권세력의 바닥 지지도가 그런 채찍인 것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은 매번 귓등으로 듣고 있다. 민생 우선, 경제 살리기는 말뿐이고 돌아서면 자기들끼리 권력게임에 날을 지새운다.

여야의 我田引水(아전인수)식 민심 해법 또한 신물이 난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집권 차단을, 한나라당은 정권 교체를 각기 민생 살리기 해법이라고 떠들고 있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당장 일자리를 늘리고 서민의 지갑을 채우겠다는 다짐이나 길 같은 것은 내보이지 않는다. 그건 국민이 죽거나 말거나 오로지 정권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소리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지금 국민 눈에는 여당이 밤낮 궁리하고 있는 정계개편이나 야당의 대선 후보 선출 방법 싸움 따위가 들어오지 않는다. 다음 政權(정권)에 뜻이 있는 정당이라면 추석 민심부터 뼈저리게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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