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6월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쓴 통신비는 무려 13조 원에 달했습니다. 사상 최초로 통신비 규모가 외식비 규모보다 커져 가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위에 올랐다고 합니다.(1위는 주거비, 2위는 식비입니다.)
이런 실정에서는 가정의 통신비가 경제교육의 중요한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가계 소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을 분석함으로써 소비의 적절성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뿐만 아니라 가족 각자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 잘못된 소비 습관을 바로잡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점은 단순히 자녀의 휴대전화 사용요금만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의 소비만 추궁한다면 임시방편의 변명을 늘어놓거나 일단은 줄이겠다는 약속으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는 게 보통입니다.
이렇게 해 보면 어떨까요.
우선 전체 가계 소비 가운데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함께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 봅시다. 정확하지 않더라도 한 달 동안 우리 가족의 소비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파악한 뒤 통신비와 비교합니다. 가정의 통신비는 크게 휴대전화 요금과 인터넷 요금, 일반전화 요금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전체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 계산해 봅니다. 또 휴대전화 요금은 가족 구성원별로 어떻게 얼마나 사용했는지 이야기해 봅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쓴 통신비와 가족 구성원들의 통신비를 비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가족보다 많이 사용했다면, 어떤 부분이 원인이 됐는지도 스스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막연히 절약을 강조해서는 곤란합니다. 소비의 타당성을 분석하게 한 뒤 효율적이지 못한 부분을 어떻게 바로잡을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이런 생각과 토론의 과정을 거쳐 아이들에게 이런 과제를 주면 어떨까요. '1. 우리 가정의 통신비가 적절한지 설명하시오. 2. 가족 구성원의 통신비 사용 효율성을 분석하시오. 3. 어떻게 하면 가족 각자가 통신비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방안을 제시하시오.'
너무 어렵습니까? 방향만 적절히 이끌어준다면 "엄마는 휴대전화 사용이 많지 않으니 아버지와 공동 요금제로 전환하고, 아버지는 과도한 데이터 요금을 줄이고, 저는 문자메시지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무료로 쓸 수 있는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정도의 발표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김준혁(K비전스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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