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망치려하나"…한은 구미지점 폐쇄에 집단 반발

입력 2006-09-28 10:39:10

한국은행의 구조조정안이 구미지점 폐쇄쪽으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알려지자 구미지역 상공계를 비롯한 각급 기관단체에서도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인구나 여·수신 규모에서 모두 뒤떨어지는 목포지점은 본부로 승격시키고 구미지점을 폐쇄한다는 것은 형평성을 넘어서 지역차별의 대표적인 사례라며 흥분하고 있다.

이들 단체들은 구미지점이 폐쇄될 경우 비용절감 효과는 미미한 대신 연간 수출 300억 달러로 생산은 물론 국내 최대규모의 IT 수출단지를 무너뜨릴 뿐만 아니라 지역의 금융거래 비용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주장했다.

남유진 구미시장은 "한국은행이 감사원으로부터 방만한 운영을 지적받은 뒤 이를 빌미로 지역경제를 흔드는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번 정책은 지방의 현실과 경제적 영향을 고려치 않고 졸속으로 추진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인철 구미시의회 의장도 "대구에 있는 본부를 이용하는 데 따르는 시간과 비용 낭비는 오히려 작은 문제이고 경북 서부지역 금융기관들의 신속한 자금수급 차질, 중소기업 시설자금 대출업무 지연 등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게 될 것"이라며 "전체 시민들을 동원해서라도 폐쇄책을 막겠다."고 말했다.

구미시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만 150억 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려 대구·경북의 71.8%, 전국의 9.6%나 되며 무역수지흑자 부문은 98억 달러로 대구·경북의 123.2%, 전국의 138.7%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한은 구미지점이 폐쇄되면 지역별 총액한도대출자금 지원 축소 및 폐지로 수출 기업들이 운전자금 및 시설자금난에 봉착하게 돼 결국은 기업의 부실화를 부른다는 것이다. 또 지점 폐쇄에 따라 구미의 금융기관이 받을 수 있는 대출자금 지원도 크게 줄어들어 지역 중소기업의 금융비용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화폐수급에도 큰 지장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미지점의 연간 화폐수급규모는 발행 5천274억 원, 환수 2천569억 원으로 약 7천800억 원이 융통되고 있으며, 지난해 2월 한은 안동분실의 폐쇄로 화폐발행 규모가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구미상의 이동수 회장은 "국가금융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은행이 지방경제를 죽이는 방향으로 구조조정을 해서는 안되며 지방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는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구미시 신영근 경제통상국장은 "각종 지표에서 구미시가 목포보다 모두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폐쇄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효과적인 금융정책을 위해서는 오히려 구미지점의 기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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