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발·9대1 가르마…올 추석 개봉영화 복고 코드

입력 2006-09-27 07:43:30

올 추석 극장가는 '복고' 코드가 유행이다. '라디오 스타', '잘살아보세', '타짜', '가문의 부활' 등 추석 개봉 영화들은 각기 장르는 다르지만 복고 정서가 흐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는 것.

19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잘 살아보세'는 복고 코드의 선두주자. 영화는 '산아 제한정책'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데다 마을에 걸린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는 표어 자체가 지금 시대와 맞지 않다. 불과 30여년 전이지만 지금의 출산장려정책을 생각하다면 전혀 낯선 풍경이다. 영화는 40대 이상에겐 선명하게 각인된 '새마을 운동'의 기억을 끄집어내는가 하면 산골 마을의 훈훈한 인정과 집집마다 수두룩한 아이들의 풍경 등 1970년대를 영화 속에 담았다. 패션 역시 마찬가지. 마을 이장 이범수는 칼로 가른 듯한 9대1 가르마 스타일로 등장한다. 1970년대 유행하던 스타일이다. 길이가 짧은 파란 양복에 국방색 유니폼, 거기에 새마을 완장을 한 쪽 팔에 굳게 찬 이범수의 패션은 흑백사진 속의 주인공인양 우리에게 친숙하다.

영화 '라디오스타'에서 왕년의 록스타로 분한 박중훈은 1980년대의 영광에 사로잡혀 있는 철없는 록가수 역할을 맡아 가죽 패션과 곱슬거리는 장발 머리로 추억거리를 제공한다. 특히 박중훈이 1988년 가수왕을 차지한 무대에 등장할 때 어깨까지 찰랑거리는 커트 헤어스타일에 타이트한 프린트 티셔츠와 인조가죽 점퍼를 입고 있어, 지금의 로커들과 비교해볼 만하다.

'가문의 부활'에서는 전작에서 풀어내지 못했던 사연들을 회상신으로 처리한 부분이 많다. 디스코텍이 인기를 끌던 시절, 김수미의 남편이자 백호파 창시자인 김용건의 활약과 30대의 김수미 등 회상장면에서 옛 시절에 대한 추억을 즐길 수 있다. '타짜'는 10여년 전, IMF 전후 사회 곳곳에 거품이 가득했던 시절 도박에 울고 웃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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