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찬(洪承讚·44)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예술경영'을 전공하고 있다. 예술경영이란 예술 분야에 경영학 개념을 접목시킨 것으로 공연장 등 관련 기관·단체들의 운영 방안이나 마케팅 전략 등을 연구하는 학문. 국내에서는 아직 전문가가 별로 없는 초창기로 꼽힌다.
때문인듯 지방 출장이 잦다. 지자체별로 축제나 문화관·공연장 건립 등을 앞두고 조언 혹은 특강을 요청하기 때문이다. 지방의 TV나 라디오에도 자주 출연해 왔으며, 몇몇 지자체의 자문위원도 맡고 있다.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고향인 대구에는 일 때문에 와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왕이면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은데, 불러만 주면 만사를 제쳐놓고라도 달려가고 싶은데, 불러주지를 않으니…."
한참 망설이더니 "너무 폐쇄적인 지역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어렵게 말을 이었다. "심지어 동향 출신이라도 활동하는 곳이 대구인지, 다른 지역인지를 가리는 것 같다."며 "다른 지방에서는 출향 인사들과 지역 인사들이 힘을 합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통해 지역 발전을 이끌어가는데 대구는 제대로 못하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1962년 대구에서 2남1녀 중 맏이로 태어났으며 성악가였던 선친의 영향으로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부르는 등 자연스레 음악과 접하게 됐다고 한다. 지난해 작고한 선친 홍춘선 씨는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음대 학장과 대구오페라단장, 국립오페라단원 등으로 활동해 지역 음악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홍 교수에게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제대로 레슨을 받은 적이 없어 음악을 전공으로 택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중학교(대륜중) 2학년 때 꿈을 접고 인문계열로 진학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고교(달성고) 3학년 때 음악 쪽으로 되돌아 왔다. 대학 진로를 놓고 고민하던 중 서울대 음대에 '음악이론' 과정이 개설됐고, 입시에서도 음악 실기보다는 학과 성적을 중시한다는 점 등을 알게 되면서 어릴 적 꿈을 다시 꾸게 됐던 것이다.
81년 서울대 음대에 입학했고 석·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93년 당시 막 설립된 한국예술종합학교로 왔다. 지도 교수가 이 학교 총장으로 취임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따라와 지금까지 몸담고 있다고 한다. 예술경영 분야와 함께 음악평론도 하고 있다.
선친에 이어 2대에 걸쳐 음대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데 중학교 2학년인 장남도 같은 길을 가려 한다고 한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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