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루키' 유현진(19.한화)과 '토종 거포' 이대호(24.롯데), '특급 소방수' 오승환(24.삼성) 가운데 누가 올 시즌 최고 선수의 영예를 안을까.
페넌트레이스 종착역이 가까워지면서 최우수선수(MVP) 경쟁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투.타 3관왕에 도전하던 유현진과 이대호 양자 구도였지만 오승환이 지난 20일 한화와 더블헤더 2차전에서 43세이브를 올리고 신기록 행진을 하면서 3파전으로 돌변했다.
올 해 '무서운 신인' 폭풍을 일으킨 유현진이 3명 중 가장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점에서 시즌 종료 후 야구 취재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MVP 후보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유현진은 올 해 갓 입단한 새내기 답지 않은 두둑한 배짱과 싱싱한 왼쪽 어깨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구속 150㎞ 안팎의 강속구를 앞세워 시즌 18승을 올리며 지난 1986년 김건우(MBC)가 작성한 한 시즌 신인 최다승기록(17승)과 타이를 이뤘다.
이 같은 기세라면 남은 1∼2경기에서 신인 최다승 신기록을 세우는 건 물론이고 지난 1999년 정민태(현대) 이후 7년 만의 20승 투수 탄생도 기대해 볼만 하다.
유현진은 또 시즌 196탈삼진으로 역대 11번째 '200K 클럽' 가입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 부문 최고기록은 유현진의 사부 최동원 한화 2군 코치의 223탈삼진이고 유현진이 4개의 삼진을 더 솎아낸다면 지난 1996년 주형광(롯데.221탈삼진) 이후 10년 만에 토종 투수 200탈삼진 반열에 오른다.
이와 함께 방어율 1위(2.19)까지 달려 '국보급 투수' 선동열 삼성 감독이 지난 1989∼91년까지 유일하게 달성했던 '투수 트리플 크라운'(다승.방어율.탈삼진) 꿈도 무르익고 있다.
유현진이 신인 최다승과 200K, 투수 3관왕 등 세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면 사상 첫 신인 MVP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대호도 무시할 수 없는 MVP 후보다.
리딩 히터(타율 0.335)인 이대호는 홈런(25개)과 타점(84개), 장타율(0.574) 각 1위와 안타(136개) 2위, 출루율 3위(0.410) 등 공격 전 부문에서 화끈한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홈런 수가 역대 홈런왕에 크게 못 미치지만 지난 1984년 '헐크' 이만수(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보조코치.당시 삼성) 이후 22년 만의 타격 3관왕(홈런.타율.타점)에 오른다면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지난 해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던 이대호는 그러나 롯데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서 팀 성적과 기여도 등에서 프리미엄을 누리지 못하는 건 아쉬운 대목이다.
지난 해 한국시리즈 MVP 오승환도 44세이브 행진으로 일본프로야구의 이와세 히토키(주니치.46세이브)가 지난 해 작성한 아시아 신기록 경신에 성큼 다가서 있다.
지난 해 정규시즌 MVP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도 다승왕(18승) 손민한(롯데)에게 밀려 신인왕에 만족해야 했던 오승환이 아시아 최고의 마무리로 우뚝 선다면 MVP 다툼은 새로운 국면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지난 1984년 이만수가 타격 3관왕을 차지했지만 삼성이 홍문종(롯데)에게 고의볼넷을 남발했다는 논란 속에 다승왕(27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책임진 '무쇠팔' 최동원 코치가 MVP가 됐고 이듬 해에도 김성한(당시 해태)이 홈런 공동 1위와 최다안타 1위 등 고른 활약을 앞세워 홈런.타점.승리타점 1위에 오른 이만수와 타격왕 장효조(당시 삼성)를 제치고 최고의 선수로 뽑혔다.
역대 24명의 MVP 중 투수는 8명. 유현진과 오승환이 배영수(삼성)와 손민한에 이어 3년 연속 투수 MVP 계보를 이을지 아니면 이대호가 지난 2003년 이승엽 이후 3년 만의 타자 MVP가 될지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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