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이 던진 새 화두 '창조적 경영'

입력 2006-09-20 09:18:02

미국에 체류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창조적 경영'이라는 새 화두를 던졌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라'는 말로 요약되는 '신경영' 이후 삼성이 세계 톱 클래스의 경쟁력 확보에 성공했다고 평가하는 이 회장이 더 이상 모범으로 삼을 '벤치마크'가 없고 뒤따르는 추격자들만 존재하는 지금의 상황에 대해 고민을 거듭해온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삼성은 설명했다.

이 회장은 세계 최첨단 정보기술(IT)의 경연장이라고 할 미국 뉴욕 맨해튼 타임워너센터에서 19일 가진 전자사장단 회의에서 미국에 진출한 한국의 독자기술 와이브로와 최근 한국에서 발표된 CFT(Charge Trap Flash) 반도체 기술, 디자인·기술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보르도 LCD TV 등을 '창조적 경영'의 산물로 거론했다.

이 회장은 이어 "창조적 경영을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수인력 채용과 육성, 과감한 R&D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 2월 귀국 이후 직군별 사장단 회의 등을 통해 강조한 '창조적 경영' 방침이 어느 정도 결실을 맺고 있다는 자체 평가와 함께 앞으로도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 특히 인재와 기술 양면의 투자가 절실히 필요함을 재차 강조하려는 의도로 삼성 관계자들은 풀이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 같은 '창조적 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영시스템과 경영인력이 창조적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특히 '창조적 인력'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지난 1993년 일본과 독일에서 잇따라 개최된 사장단 회의 이후 '신경영'의 시발점이 된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나오는 등 이 회장이 해외에서 숙고한 이후 삼성 경영의 큰 전환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미국 체류에도 재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러나 삼성 측은 이 회장의 동선과 접촉면을 철저히 감추고 있다. 이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이 기업의 운명에 직결될 뿐만 아니라 그가 누구를 만나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에 대한 단순한 정보가 '수십억 달러짜리' 기업기밀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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