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관심의 경제학

입력 2006-09-20 07:11:48

최근 '관심의 경제학(Attention Economics)'이라는 새로운 조류가 나타나 디지털시대에 생활하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보의 비만과 관심의 결핍"이라는 문제를 '관심'이란 감정적인 패러다임을 통해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하루 수백 통씩 쇄도하는 메일과 전화, 수없이 쏟아지는 정보에 치여 정작 시간과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부었는 데도 불구하고 일의 진척은 되지 않고 서류만 쌓여가는 현대 직장인들의 모습에서 관심있는 분야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경제의 상징이라고까지 불려졌던 거대 기업 IBM이 비틀거릴 때 9년 동안 IBM을 치료한 루 거스너 회장은 IBM이라는 덩치 큰 코끼리를 춤추게 한 원동력 중의 하나가 바로 직원들의 동기유발을 통한 감정의 발산이었다고 했다.

루 거스너 회장이 취임할 당시 외부 경쟁사들은'IBM은 이제 끝났다'고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있었으며, 직원들은 내부조직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차 있었다.

이에 직원들의 관심을 외부경쟁사에게로 돌려 우리가 외부 경쟁사보다 뒤떨어진 게 뭔가 하는 경쟁심을 유발시키는 한편, 미래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방향을 제시하고, 업계 점유율 1위의 모습을 다시 되찾을 수 있다는 강력한 자신감을 부여하였다.

이는 루 거스너 회장이 직원들의 관심사항과 나아갈 방향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열정을 자극하고 제대로 표출할 수 있는 출구를 제시함으로써 성장과 발전의 인센티브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제시와 노사간의 신뢰와 협력을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은 경영자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사항일 것이다.

여기서 IBM은 비전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감정적인 돌파구를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방향을 열어줌으로써 중요한 동기유발을 시켰으며, 이러한 일련의 행동이 최근의'관심의 경제학'이란 형태로 구체화 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포스코 역시 확실하고 구체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으며, 포스코식 경영혁신을 통해 직원들의 변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고, 나아가 직원들이 솔선수범해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새로운 문화를 정착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 포스코는 국내 생산능력 확대와 해외 제철소 건설을 통해 전체 생산능력을 비약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회사가 목표로 설정한 2008년 국내 철강생산량은 3,500만톤, 포항과 광양제철소 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계획이며, 2010년 이후엔 해외 제철소에서 1,500만톤 체제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국내와 해외를 합치면 총 5,000만톤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무려 2,000만톤이 늘어나 미탈스틸 다음의 세계 2위 철강

사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또한 인도제철소 건립도 점차 가속도를 붙여나가고 있어 1단계로 400만톤 규모를 달성한 후 중장기적으로 1,200만톤 체제로 늘여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더불어 최첨단 철강신기술인 파이넥스 설비와 스트립 캐스팅, 고급 자동차강판 생산 등 양적인 성장 못지 않게 질적인 성장전략을 동시에 수행해 나가고 있다.

세계 철강업계의 인수합병 흐름과 중국 철강산업의 급속한 성장, 철강선진국인 일본의 뛰어난 기술력 등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세계 철강산업의 경쟁체제속에서 포스코는 이러한 중장기 경영전략의 수행을 위해 지금 전임직원이 하나가 되어 노력해 나가고 있다.

또한 포스코는 이러한 미래 비전의 바탕 위에 직원들의 창의성과 능력개발을 우선해 동기유발을 통한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 나가고 있다.

평생학습제도를 마련하여 직원들에게 끊임없는 학습기회를 제공해주는 한편, 업무개선을 위한 6시그마 활동에 적극 참여케 함으로써 직원 개개인이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서 상호 신뢰와 화합의 노사문화 기틀을 굳건히 다지고 있다.

최근 방한한 21세기 최고의 경영석학이라 불리는 톰 피터스 박사의 "멋진 실패에 상을 주고 평범한 성공에 벌을 주라"는 혁신에 대한 발상의 전환도 한번 눈여겨볼 만하다.

변화의 속도가 빠른 이 시대에 걸맞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가능성을 발견하고 관심을 두라는 의미이니 이 또한 넓은 의미의 선택과 집중을 통한 '관심의 경제학'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직원들과 공유해 나갈 수 있는 중장기적 비전을 제시하고 상호 관심을 통해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등 포스코의 미래경쟁력 확보를 위한 끊임없는 노력은 변화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오창관 포스코 포항제철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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