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한국 조직문화에서 느낀 장단점

입력 2006-09-13 07:54:10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느낀 점 가운데 하나가 사회전반에 걸쳐 윗 사람에 대한 존경과 조직내 연공서열문화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점이다. 또 놀라운 것은 이것이야말로 한국 사회와 조직문화를 해석하는 '핵심 키워드'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은 일상의 비즈니스 문화에서 특히 잘 관찰되고 있으며 필자가 직접 피부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다.

관습과 문화가 다른 외국인의 입장에서 한국사회에 나타나는 이런 보편적인 현상을 제한된 지면에 다 담아낼 수는 없다. 어떤 가능한 비즈니스 상황을 생각해 보고 연공서열과 존경의 문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면 외국인에게 큰 흥미를 끌게 하는 요소들을 발견해내기도 한다.

한국인의 존칭어 관습을 비롯해 가부장적인 교육이나 공식적인 교육, 나아가 비즈니스 단체들의 내부 조직 교육 및 조직 환경 등 모든 것들이 연공서열과 존경에 관한 것이고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이는 상황이나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존경'의 문화가 모든 것에 우선해 구름처럼, 혹은 태양처럼 떠 다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부모, 스승, 상사, 연장자, 지위, 부(富) 그리고 직위에 대한 존경의 문화가 한국인의 삶을 지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 싶다.

당연히 이런 부분들은 외국인의 눈에 놀라움 그 자체이고 이런 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연공서열의 부정적인 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비즈니스 사회가 놀라운 성장과 성공을 향하여 나아가는 동안 존경의 문화가 어떻게 긍정적인 면을 강화해왔는가를 직접 관찰할 수 있었고 실제로 확인했다.

한국사회와 한국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존경의 문화에 대해 몇가지 시나리오를 가상해 보자.

첫째, 어떤 조직 내에서 비즈니스 회의를 하는 경우를 가상해 보자. 참석자 중 최상급자 또는 연장자가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묻는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자발적으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 단지 약간의 '압력성' 분위기가 누군가를 하여금 반응하도록 느슨하게 바꿔줄 뿐이다.

둘째, 상급자나 연장자가 부하 직원을 꾸짖는 상황을 생각해볼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아랫사람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그 직원은 상사가 훈시나 지시를 끝낼 때 까지 기다리고, 그런 후 사과하거나 자신의 입장을 설명한 후 그 자리를 뜰 것이다. 물론 그 어떤 논쟁도 쉽게 용납되지 않아 논쟁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이는 서양의 비즈니스 문화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현상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셋째, 서로 협력이 필요한 두 부서가 있는 경우 같은 수준의 직위를 가진 사람간의 대화가 전제되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직위 차이와 조직원간의 차별은 회사의 목표 달성을 힘들게 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장애가 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존경과 연공서열의 문화가 아주 흥미롭게도 한국과 같은 21세기 현대화된 경제 시스템에서 존재한다는 사실이다. 상사에 대한 존경과 연공서열의 조직 및 사회 문화가 개인의 성취나 능력보다 더 우위에 있는 이 같은 거대한 분위기를 일상의 비즈니스 상황을 가정해 묘사해 볼 수 있다.

한국사회에는 윗 사람에 대한 존경과 연공서열의 관습과 전통이 수백년 간 엄격한 규율로 유지되며 계속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외국인의 시각에서는 이런 전통이 비즈니스나 조직에서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늘 그렇듯 한국은 놀라운 성취를 이끌어 냈다. 한국의 고유한 전통과 비즈니스 문화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흥미롭다.

모셰 샤론 대구텍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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