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정' 샤라포바, US오픈테니스 생애 첫 우승

입력 2006-09-10 13:50:24

2004년 윔블던 이후 통산 두 번째 메이저 타이틀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4위.러시아)가 총상금 189억원이 걸린 올 마지막 메이저테니스 대회인 US오픈에서 우승하며 2년 간의 침묵을 깨고 마침내 세계 여자테니스 정상에 복귀했다.

샤라포바는 10일(한국시간) 뉴욕 빌리진킹 내셔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올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쥐스틴 에넹을 2-0(6-4 6-4)으로 일축하고 지난 2004년 윔블던 우승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감격적인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샤라포바는 특히 올 1월 호주오픈 4강전에서 에넹에게 1-2(6-4 1-6 4-6)로 졌던 아픔을 깨끗이 설욕했다. 아울러 지난해 베를린오픈 이후 에넹에게 당했던 4연패 사슬도 끊었다. 통산전적은 에넹이 4승2패로 앞서 있다.

샤라포바는 17살이던 2004년 혜성같이 등장, 윔블던 우승을 차지하며 단숨에 여자 테니스를 지배할 스타로 각광받았으나 이후 8개의 메이저 대회에서 5번이나 4강에서 고배를 마셔 '4강 전문 선수'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정상급 실력을 갖추고도 세기가 부족하고 마지막 순간 감정을 제어하지 못해 아직 완숙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3전 전패로 열세이던 아밀리 모레스모(1위.프랑스)를 제치며 자신감을 얻은 샤라포바는 에넹마저 넘어서며 2년 만에 최정상 자리를 탈환했다.

우승이 확정된 뒤 코트에서 껑충껑충 뛰며 기쁨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는 "가장 좋아하는 도시 뉴욕에서 우승하게 돼 대단한 영광이다. 에넹에게는 4연패 중이었는데 오늘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게 주효한 것 같다"며 우승 소감을 밝혔다.

에넹은 올해 4개의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결승에 진출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모레스모(호주오픈, 윔블던), 샤라포바(US오픈)에 막혀 프랑스오픈 타이틀 하나를 건지는 데 만족해야 했다.

한편 남자 단식 패권은 '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와 '강서버' 앤디 로딕(10위.미국)의 대결로 좁혀졌다.

페더러는 이날 4강전에서 니콜라이 다비덴코(6위.러시아)를 3-0(6-1 7-5 6-4)으로 제압하고 결승에 선착했다.

이어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로딕은 전매 특허인 서브 에이스 14개를 폭발시키며 미하일 유즈니(54위.러시아)에 3-1(6-7 6-0 7-6 6-3)로 역전승을 거두고 지난해 윔블던 준우승 이후 5개 대회 만에 메이저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10개 메이저대회 연속 4강 진출로 이반 랜들과 함께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나눠 가진 페더러는 다비덴코를 제물로 최근 8번 가진 러시아 출신 선수와 맞대결에서 전승을 거두며 프로 선수들의 메이저대회 참가가 허용된 오픈 시대 이후 사상 처음으로 6개 메이저대회 연속 결승 진출이라는 새 위업을 달성했다.

페더러는 지난해 윔블던 우승 이후 결승에 진출한 5번의 메이저대회에서 올 프랑스오픈을 제외하고 4번이나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03년 이 대회 우승자인 홈코트의 로딕이 2004년 우승 후 이 대회 3연패에 도전 중인 페더러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가 관건. 두 선수가 메이저대회 결승에서 만나기는 지난해 윔블던 이후 1년 2개월만으로 로딕이 홈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설욕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그러나 페더러는 2004년과 2005년 윔블던 결승에서 모두 로딕을 꺾고 우승컵을 안았고 역대 통산 맞대결에서도 10승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고 있어 손쉬운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두 선수의 결승전은 11일 새벽 5시30분부터 벌어진다.

(연합뉴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