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문을 연 정기국회가 '개점휴업' 상태다. 17개 상임위와 2개 특위 가운데 지금까지 법사위, 한미 FTA특위, 예결특위만 열렸을 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오는 12일 이후에나 가야 전체회의를 갖는 일정을 잡아 놓고 있다. 국회가 회기만 시작했지 입법 활동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17대 국회의 고질적인 '땡땡이' 증세다. 開院(개원) 당시부터 여야의 힘겨루기로 파행을 겪은 17대는 정기국회를 3차례나 空轉(공전)시킨 전력이 있다. 올 들어서도 4차례 열린 임시국회가 하나같이 별 성과 없이 겉돌다 회기를 끝냈다.
더 한심한 것은 이런 '땡땡이 국회'에 대해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國監(국감) 일정을 10월로 바꾸어 상임위 활동에 김을 뺐다는 주장이다. 반면 한나라당은 내실 있는 국감을 위해 일정을 연기한 데 대한 정치 공세라고 되받는다. 국민이 보기에는 여야가 똑같다. 정기국회 운영마저 당리당략 차원에서 셈을 놓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올 들어 여야는 私學法(사학법) 재개정 문제를 놓고 서로 뻗대는 바람에 사법'국방 개혁 법안을 비롯해 200여 개 주요 법안이 낮잠을 자고 있다. 정기국회 들어서도 한나라당은 사학법 문제를 볼모로 잡고 있고, 여당은 애가 탄 정부가 사학법 재개정의 유연한 처리를 부탁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한마디로 정치력의 실종 상태다. 이러다가 또 다시 '법안 표류'나 시일에 쫓긴 '졸속 입법'으로 회기를 끝내고 말까 걱정이다.
이런 상태서 '생산성 있는 국회'는 기대할 수 없다. 그러잖아도 17대 국회는 法案(법안) 가결률이 8.5%에 불과해 16대 27% 15대 69%보다 생산성이 현저하게 낮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여야는 政爭(정쟁)을 접고 국민에 다짐한 '相生(상생)과 일하는 국회'를 실천적으로 보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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