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울진·봉화·영덕·영양 등 경북도내 산간지역에는 '송이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송이가 제철을 맞고 있지만 여름송이는 아예 구경할 수도 없고, 가을 송이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는 것. 특히 변변한 산업기반이 없는 산간지역의 가을철 경제를 좌지우지할 만큼 지역 최대 특산물이어서 지역민들이 송이에 대한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수확 전망 엇갈려
전문가들마다 이야기가 많이 틀리고 있다. 그만큼 송이는 날씨에 민감해 전망하기가 쉽지 않은 탓이다. 봉화의 송이 판매상 설성욱(39) 씨는 "9월들어서도 다소 무더운 날씨가 계속된다면 백로(8일)부터 본격적으로 수확되는 가을 송이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밤에는 적정기온을 유지하고 있으나, 낮에는 28∼30℃에 이르는 무더운 날씨로 밤 사이에 자랐던 어린 송이가 썩어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영덕의 경우 최근 들어 기온은 다소 높지만 적정한 습도로 가을송이 생산량은 지난해 70t보다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성화 영덕군 산림조합장은 "최근 날씨가 좋아 추석쯤 판매될 가을 송이는 지난해 보다 생산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경제 효자
50~60년대만 해도 송이는 된장독에 넣어 장아찌로 먹을 정도로 흔한 산림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지만 70년대 이후 일본으로 본격적인 수출되면서 일약 변신했다. 송이 거래를 시작된 뒤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지난 98년 9월 26일로 당시 울진 산림조합에서 거래된 송이는 1등급 1kg당 가격이 58만 9천990 원이었으며 같은 날 포항 기계 우시장에서는 100kg짜리 암송아지가 50만 원이었다.
이처럼 자연산 송이가 대접을 받으면서 요즘은 풍년, 흉년에 관계없이 1등급 1kg당 20~30만 원을 호가하는 게 보통. 때문에 송이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울진군의 경우 지난 해 125t을 생산, 107억 5천500여만원의 소득을 올렸고, 봉화군은 80t, 영덕군은 70t, 영양군은 35t을 생산하고 있다.
▷송이 채취자는 심마니와 같아
송이철이 되면 채취농들은 산삼을 캐는 심마니와 같은 생활을 한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그 곳에서 먹고 자며 송이를 지킨다. 더 좋은 송이를 따기 위해 심마니처럼 정갈한 몸가짐을 갖추고 부부관계도 삼가하는 촌로들도 아직 꽤 된다고 한다.
송이를 캘 때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으려 풀섶이나 돌만 밟고 걸어다니기도 하고 머리를 살짝 내비친 것은 자신만 아는 표시를 해놓고 다음 날 다시 찾을 정도로 정성을 쏟기도 한다.
채취농 황경문(70·울진 온정면) 씨는 "그 날의 운에 따라 홀로 난 낱송이, 몇 개씩 늘어선 줄송이, 수십개씨 무리진 방석송이, 마당처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마당송이를 만나기도 하는 만큼 정성을 들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가짜도 많아요
송이 값이 비싸자 값싼 북한산과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 사례가 빈발하다. 최근에는 가격 차이를 이용한 부당 이득을 노리고 국내산에다 수입산을 섞어 파는 중간상인들도 생겨날 정도라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
울진군 산림조합 남동춘 과장은 "수입산은 국내에 반입돼 판매되기까지 일주일 가량 걸리는 만큼 신선도가 떨어지고 향도 거의 없으며 색깔 또한 거무스름하고 물렁한 것이 많은 반면 국내산은 향이 진하고 갓과 자루끝에 흙이 많이 묻어 있어 잘만 보면 식별이 가능,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원·황이주·김경돈·마경대 기자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