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이동통신' 4G시대 열린다

입력 2006-09-05 07:44:21

…삼성 세계 최초 시연

"이젠 4세대(G)다."

삼성전자가 최근 4G 이동통신 기술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4G 포럼'을 열고 세계 최초로 4G 시범 서비스를 공개 시연했다. 이번에 선보인 4G는 정지시 1Gbps(기가비피에스)급, 차량 고속 이동시 100Mbps(메가비피에스)급 전송속도로 끊김 없이 데이터를 송수신할 수 있는 최첨단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 현존하는 무선 통신기술 중 가장 빠른 휴대인터넷인 '와이브로(WiBro)'의 이론상 속도가 최대 20Mbps이고 집이나 사무실에서 쓰는 유선 초고속인터넷이 최대 100Mbps인 점을 감안할 때 엄청나게 빠른 속도다. 4G 기술의 정의와 특징, 전망 등을 살펴본다.

◆4G 기술

4세대(G)란 3.5세대로 불리는 와이브로(휴대인터넷)보다 한 단계 진화한 기술로, 향후 CDMA(코드분할다중접속)에 이어 우리나라의 차세대 성장동력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4G는 3G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10~100배(100Mbps~1Gbps) 정도 빠르고 모든 IP환경을 위한 패킷 전용 시스템도 구현할 수 있다. 4G의 주요 기술로는 주파수 대역을 수백 개로 나눠 주파수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대용량 데이터를 동시에 고속을 보낼 수 있는 OFDMA(직교주파수분할: 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 Access)가 있다. 또 주파수 범위나 무선출력 등 주요 무선 특성을 소프트웨어로 업데이트 및 변경할 수 있는 모뎀 기술인 SDR(Software Defined Radio), 여러 개의 안테나로 데이터를 동시에 송수신해 전송 효율을 향상시키는 MIMO(다중입출력: Multiple-Input Multiple-Output) 등도 있다.

유선과 무선, 통신과 방송이 통합되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4G가 구체화되면 정보기술(IT),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등이 융합돼 3G에서는 불가능했던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 가상현실, 생체인식 등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ITU-R(국제전기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Radio-communication)은 지난해 10월 4G의 공식명칭으로 'IMT-Advanced'를 결정한 바 있다.

◆특징

4G의 최대 특징은 전송 속도다. 정지시 1Gbps의 전송속도면 MP3 음악파일(300MByte) 100곡을 2.4초, CD 1장(800MByte)짜리 영화 1편을 5.6초, 20M급 HDTV 방송도 12.5초에 전송받을 수 있다. 또 정지시 여러 사용자가 동시 접속했을 때, 1Gbps급 속도로 HD(고화질)방송 32개를 한번에 다운받으면서 동시에 초고속인터넷, 화상통화, 포럼 생중계까지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시연에서 세계 최초로 60㎞로 차량을 이용한 고속 이동 중에도 100Mbps급 전송속도로 초고속 이동통신서비스를 끊김 없이 이용하게 해주는 핸드오버(Handover) 기술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어른들의 빠른 걸음인 시속 5㎞ 속도에서 최고 3.5Gbps 전송속도를 측정한 실험 결과도 공개했는데, 3.5Gbps는 이동통신의 한계속도라고 알려진 2.5Gbps를 크게 뛰어넘은 것으로 이동통신의 극한을 극복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4G로 정의된 전송속도가 정지시 1Gbps급인 것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는 일반 4G속도의 3.5배에 달하는 기술을 선보인 셈.

삼성전자 관계자는 "그동안 이론적으로만 거론되던 4G 기술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공개 시연돼 4G 기술 연구 및 표준화가 한층 빨라지고 꿈의 4G 시대가 앞당겨지게 됐다."고 말했다.

◆전망

최첨단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인 4G는 내년 10월 ITU(국제전기통신연합) 회의에서 세계 공통의 주파수가 결정되면 표준화 단계를 밟아 2010년쯤 상용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0년 상용화를 앞두고 세계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4G 기술 표준화를 앞두고 기술 선점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4G 시대가 오면 휴대전화 한 대로 HD급 화질의 영화를 십여초 만에 다운로드 받아 바로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지하철이나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음성 및 화상 전화, 주문형비디오, 생중계 방송, 인터넷, 원격 영상진료 등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로 냉장고, 에어컨, TV 등 집안의 가전제품을 모두 제어할 수 있게 되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조정으로 재택근무, 재택학습, 원격진료, 원격금융거래 및 원격행정서비스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 자동 통역·번역은 물론 수화동작을 인식, 언어로 바꿔주는 기능을 선보이게 되고 휴대전화로 전자티켓, 여권 등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게 돼 해외로 여행을 갈 때도 비행기 탑승 수속 등에 활용될 수 있다.

이기태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사장은 "삼성 4G포럼을 통해 미래 이동통신의 방향과 일정, 서비스 모습이 구체화될 뿐만 아니라 4G 서비스도 앞당겨지고 있다."며 "내년 10월 4G 주파수가 확정되면 표준화 논의가 더욱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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