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졸업자 취업은 '절반'…"학점이 도움 안돼"
올 2월 졸업학점 4.38(4.5 만점)에 토익 880점의 A씨. 그는 지역 모대학 법과대를 수석으로 졸업했지만 취업에는 실패했다. 고시 공부를 하고 있는 그는 "공기업 등에 몇 차례 원서를 냈지만 학점 좋은 것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사이에서 '올 A'는 놀랄 만한 성적이다. 수석 졸업은 부모에게 큰 자랑이자 자신에게는 큰 명예다. 지역 대학 최우수(단과대 수석) 졸업자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본사 기획탐사팀이 지난 3년(2004, 2005, 2006년도)간 지역의 5개 대학 단과대 수석 졸업자 128명(의·치·약대 제외)에 대해 전화 및 대면 조사를 벌인 결과, 겨우 절반 정도(68명·53%)만 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60명, 47%)는 공무원 시험이나 교사 임용시험 준비, 대학원 진학 등으로 '졸업 후 공부'를 하고 있어 심각한 취업난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대학 관계자들은 이러한 현상에 대해 취업문이 좁은 여학생이 많은 데다 일부 기업의 지방대 출신 차별, 취업관련 정보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올해 졸업생만 놓고 볼 때는 47명의 수석 졸업자 중 취업자는 20명(42.5%)뿐이었다. 지난해 졸업자는 50%, 2년 전 졸업자는 75%가 취업한 것으로 조사돼 졸업 후 취업하기까지 여러 차례 고배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에게 취업하기까지 걸린 기간을 물어보니 '졸업하기 전'이 35명으로 가장 많았지만 '졸업 후 6개월 내' 27명, 1년 이상 걸린 학생도 6명이나 됐다.
특히 최근 3년간 문과대·사회대·자연대 수석 졸업자 34명 중 취업한 사람은 11명에 불과했고 특히 올해 졸업자 대부분은 취업에 실패했다. 뛰어난 성적이 장래를 보장해주지 않는 것이 우리 대학교육의 서글픈 현실이다.
그러나 대학 관계자들은 취업난이 심각하지만 저학년 때부터 꾸준히 취업준비를 해온 졸업생 대부분은 무난하게 취업 관문을 넘어서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모 대학 상대를 수석 졸업한 B씨는 현재 대기업 기획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학과 공부도 열심히 했지만 자격증 2개(투자상담·국제무역)를 따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취업 프로그램에 꾸준히 참가한 것이 힘이 됐다."고 말했다.
기획탐사팀=박병선기자 lala@msnet.co.kr,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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