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이런 삶] 강창우 국립경찰교향악단 단장

입력 2006-09-04 08:58:35

국립경찰교향악단의 강창우(姜昌佑·45) 단장 겸 지휘자는 원래 바이올린을 전공한 음악도였다. 초등학교 때부터 대학시절까지 바이올린을 안고 살았다.

그러나 대학시절 바이올린 연주자로서 한계를 느끼면서 방황하던 끝에 대학원에서는 음악이론 쪽으로 전환, 지휘자의 길을 걷게 됐고 그후로 국내·외의 유명한 오케스트라를 지휘해 왔다.

음악과의 인연은 대구 대현초등학교 2학년때, 집에 있던 아버지의 바이올린을 우연히 보고 호기심을 느끼면서 시작됐다. 개인사업을 했던 아버지는 음악을 좋아했다고 한다.

곧장 바이올린을 학교로 갖고 가 음악 선생에게 조르다시피 해 합주부로 들어갔던 것. 영신고에 입학하면서 바이올린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뒤늦었지만 개인 교습까지 받았다. 능력을 인정받아 대구시립교향악단과 협연을 했으며 각종 대회에 나가 수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1979년 서울대 음대로 진학한 후부터 자신의 능력에 대해 회의를 느끼기 시작했다. 대구에서 배웠던 바이올린 수준만 믿다가 서울과 수준차가 너무 크게 벌어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고 자신의 진로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야 했다.

급기야 전공을 내팽겨친채 교내 연극반에 가입하고 미술학과 강의도 듣는 등 방황도 있었다. 그러나 "방황했던 그 시절이 오히려 지휘자로 활동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바이올린 연주를 잘 했더라면 지휘자라는 새로운 길을 찾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고교 때 바이올린 뿐만 아니라 밴드부에서 트럼펫 등 다른 악기도 연주했고 교회 성가대에서는 지휘자로 활동했던 것도 힘이 됐다.

결국 대학원에 진학해 전공을 바꿔다. 그해 처음 개설됐던 음악이론 쪽을 택했고 헝가리 리스트 음악원에서 비올라를 전공한 뒤 러시아 그네신 음악원에서 오케스트라 지휘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내·외의 유명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는 물론 연주까지 했으며, 특히 2004년에는 세계 유일의 비올라 오케스트라인 '올라 비올라 사운드'의 지휘자로 유럽 순회공연을 갖기도 했다.

작년 4월부터는 국립 경찰교향악단 단장을 맡고 있다. 지난 80년 창설된 경찰교향악단은 국내 대학이나 외국 대학에서 음악을 전공한 후 의경으로 입대한 학생들로 구성된 100명 규모의 정규 오케스트라이다.

부인 백은미(44) 씨는 숙명여대 음대(비올라 전공)를 나왔고, 두 아들중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도 콘트라 베이스를 배우고 있는 음악 가족이기도 하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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