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잠이 없어진다" 속담 사실

입력 2006-08-28 14:53:23

'나이가 들수록 밤잠이 없어진다'는 속담은 사실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결과는 계명대 동산병원 수면클리닉 조용원(신경과) 교수가 최근 성인 5천명을 대상으로 한 '야간 수면장애(nocturnal sleep problems) 유병(有病)률' 조사에 따른 것이다.

28일 조 교수에 따르면 이번 조사의 응답자 가운데 가운데 1천 382명(27.6%)이 야간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고 응답해 성인 4명 가운데 1명 이상은 야간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일본의 21.4%, 싱가포르 12.9-17.5%가 야간 수명장애를 앓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된 것과 비교하면 다소 높은 것이며, 유럽의 경우(20-30%)와 비슷한 수준이다.

특히 응답자 가운데 60대 이상은 40.9%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답해 전체의 약 절반 가량이 불면증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성별로는 여성이 30.3%로 남성(24.9%)보다 높게 나타났다.

또 직업별로는 가정 주부의 35.1%가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고 응답해 가장 많았으며, 월수입 150만원 미만인 집단의 35.6%가 수면장애를 앓는다고 응답해 소득이 낮을수록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층 및 주부층의 불면증 유병률이 높은 것은 나이가 듦으로 인한 각종 퇴행성 질환 또는 자녀교육, 가사노동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조 교수는 추정했다.

이번 조사는 여론조사기관인 TNS를 통해 지난 2월부터 전국의 21세 이상 69세 미만의 남녀 5천명을 다단층화 무작위추출법으로 뽑아 전화 인터뷰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1.39%p 수준이다.

조용원 교수는 "우리나라도 서양처럼 많은 국민이 야간 수면장애를 겪고 있지만 질병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어 이를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이는 많지 않은 실정이다"며 "불면증은 2차 질병은 물론 각종 사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치료와 관련한 적극적인 홍보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계명대 동산병원은 최근 수면장애 환자를 위해 수면클리닉을 확장 이전하고 최신형 수면다원검사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등 편안한 잠자리를 위한 서비스 개선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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