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노선 운항 중단…'글로벌 대구'는 공언(空言)
대구 국제공항이 다시 위기를 맞고 있다. 이달 들어 대구공항의 일부 중국 노선이 '운휴'에 들어가면서 국제 노선이 크게 줄어든 데다 여름 성수기를 맞아 편성된 임시 노선들까지 곧 운항이 중단되는 때문.
이에 따라 대구로의 관광객 유치는 물론, 상공인들의 중국 비즈니스에도 큰 차질이 예상되지만 대구시의 대책은 전무하다. 글로벌 도시로 성장하겠다는 대구시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인 것.
대한항공은 지난 13일 대구-중국 칭다오 직항 노선의 운항을 중단한 데 이어 중국 선양과 옌타이 직항노선도 오는 22일과 25일 각각 중단할 것이라고 18일 밝혔다. 낮은 탑승률로 채산성이 악화돼 더 이상 적자 운항을 계속할 수 없다는 게 이유.
실제로 대구-칭다오 노선의 탑승률은 20%선에 그치고 대구-선양은 60%, 대구-옌타이 노선은 50% 선에 머물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원가 유지를 위해서는 탑승률이 70%대를 유지해야 하지만 지난 2002년 노선 개설 이후 탑승률이 기대치보다 너무 낮아 운항 중단이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오는 10월 28일까지 일시 운항중단 조치를 내렸지만 운항 재개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 출발하는 국제노선은 8개 노선 주 36회에서 7개 노선 주 32회로 줄어들게 됐다.
현재 대구공항의 칭다오와 옌타이 노선은 다른 항공이 복수취항하고 있어 노선은 일단 유지되지만 선양은 대한항공 단독 취항이어서 노선 자체가 폐지되는 결과를 맞게 된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편성된 임시편도 이달 내 속속 폐지될 예정이다. 대구-중국 톈진 노선이 지난 12일 없어진 데 이어 대구-창춘, 창사노선도 21일과 28일 각각 운항이 중단될 예정이며 대한항공과 필리핀 항공의 대구-마닐라 노선도 오는 24, 25일 각각 폐지된다.
이처럼 대구공항의 국제노선이 잇따라 폐지돼 세계로 나가는 문턱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지만 대구시는 '수요가 없는데 어떻게 하느냐.'는 원칙론만 되풀이하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3월 경북도와 한국공항공사, 국적항공사 등 13개 관계기관 실무자들이 참여하는 공항활성화협의회를 열었지만 별다른 대책을 찾지 못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는 "국제노선 개설취지에는 다들 공감했지만 방법론에서는 모두 묵묵부답이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대구공항의 홍보부족에 대한 목소리도 높다. 탑승률을 올리려면 구미와 김천, 경주 등 경북 지역의 수요층을 끌어들여야 하지만 대구시가 이에 대한 대책마련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중국 무역을 하는 최모(42) 씨는 "대구인구가 250여만, 대구 주변 경북을 포함하면 대구권 인구만 350만 명을 넘는데 제대로 된 국제노선이 없다는 것은 결국 지방정부의 정책부재 탓이다."며 "단기적으로 적자노선에 대해 지방정부가 재정지원을 하고 경북도민들이 대구공항을 이용하도록 접근성을 높이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대구시 관계자는 "항공사 보조금 지원 등 인센티브는 시민 세금을 사기업에 지원한다는 비판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항공사들과 접촉, 운항 재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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