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 레바논 사태 후폭풍에 시달릴 것"

입력 2006-08-15 09:37:51

레바논 사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 채택과 휴전으로 불안한 마침표를 찍었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에 따른 적지 않은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조기제압 실패가 미국이 유엔 안보리에서 타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불러왔다면서 이번 레바논 사태를 계기로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심각한 손상을 입었으며 향후 정책수행에도 많은 난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사태로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의 보호자라는 미국의 이미지가 더욱 굳어졌으며 분쟁 중재능력도 타격을 받게 됐다는 것. 또한 이스라엘군이 유지해온 무적신화에 흠집이 생겼으며 중동지역에 대한 서방의 군사적 영향력도 의심받는 상황이 되면서 향후 중동정세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즉각 휴전 요구에 반대하다 여론에 밀려 타협안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제사회의 패권국가로써 체면을 구긴 것은 물론 상황통제 능력을 의심받을 수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안보리 결의 채택 이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 U) 외교정책 대표, 유럽 각국 지도자들이 휴전 결의 채택이 지연된데 대한 분노를 표시한 것도 즉각 휴전에 반대, 사태를 악화시킨 미국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해석되고 있다.

또한 수니파와 시아파가 단결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함으로써 중동지역에 새로운 골칫거리를 만들었으며 팔레스타인 문제 해법을 놓고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 국가안보회의(NSC) 출신 안보전문가인 스티븐 사이먼은 이번 레바논 사태에 대한 미국의 대응이 수니파와 시아파가 반미라는 정서를 바탕으로 단결하는 계기로 작용했다면서 이는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현상으로 중동지역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국 이후 유지해온 무적신화에 금이 간 이스라엘에서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당장 정치적 위기를 겪으면서 항구적인 국경선 획정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 철군 계획까지 위협받고 있다.

올메르트 총리는 효과적이지 못한 군사작전에 대한 비판에 시달리면서 정치생명을 위협받고 있으며 지난 2000년 레바논 철군이 헤즈볼라의 군사력을 키웠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요르단강 서안 철군 계획에 대한 논란도 가열되고 있다는 것.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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