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가을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제5회 사진페스티벌, 세줄갤러리 한독여성사진가 교류전, 국제 갤러리 칸디다 회퍼 사진전,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린 배병우, 김중만 사진전을 보면서 사진계의 새로운 흐름을 느꼈는데, 물론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국내미술시장이 붕괴되면서 조금씩 현실화되었지만 미술계의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사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기존의 사진계 주도세력들은 자본이나 경영능력 등 비즈니즈적인 측면에서 미술계에 비해서 현저히 뒤떨어지고 있고, 현재 한국사진의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사진계의 토착세력들이 아니라 미술계이므로 기존 사진계 사람들은 많이 소외되고 있다.
젊은 작가들도 이제는 사진계 쪽보다는 미술계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전시 홍보도 사진저널보다는 미술저널에서 더 많이 관심을 가져 주기를 바란다.
'월간 미술' 2005년 9월호에 다큐멘터리 사진가 마틴 파에 대한 기사가 실렸다. 이전에는 독일 사진을 중심으로 한 순수사진 쪽에만 관심을 가지는 듯한데 이제 미술저널들도 사진 전반에 관심을 가지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 같다. 이제 사진학과의 위기가 아니라 사진계 전체의 위기가 오고 있는 듯하다. 사진이 현대미술이고 현대미술이 곧 사진인 시대에 미술과 사진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진부할 수도 있지만 구조적으로 위기가 오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사진학과가 생존하려면 기술 중심 교육, 작가 중심 교육에서 하루 빨리 탈피하여 사진 전반에 필요한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한국사진은 지난 10여 년 동안 현대화, 세계화 과정 속에서 급격한 변화와 발전을 해왔지만 구조적인 측면에서 취약한 점이 많이 있다. 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사진박물관이나 사진미술관 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사진의 미래를 제시하고 이끌어 주는 사진 비평지도 없다.
이제 눈앞에 다가온 사진의 시대를 어떻게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야 할 것인지 모든 주체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사진인들이 주체가 되어 한국사진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사진비엔날레와 사진페어 같은 행사를 충분하고 치밀한 준비로 개최하여야 한다.
그것만이 한국사진계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사진계 스스로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사진시장 형성에 앞장서야만 새로운 사진시대를 주도할 수 있다.
김영태 현대사진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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