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외국인을 더 이상 '먼 나라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게 된 것만도 큰 성과라고 봐야죠."
해외 교류 경험은 학교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없으면 학생 개인이 얻기란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국제이해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돼 지난 해부터 학교 차원의 활발한 교류 행사를 갖고 있는 원화여고는 좋은 모범사례가 되고 있다. 이 학교는 교사 5명으로 '국제이해교육팀'까지 꾸렸다.
"외국 하면 미국이나 유럽부터 떠 올리지만 그게 다가 아니죠. 폭넓은 경험을 쌓으려면 아시아 나라들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국제이해교육팀 정권흥 교사의 말이다.
원화여고는 지난 3~5월 달서구 진천동 평화교회에서 동남아 근로자들을 위한 한글교실을 열었다. 학생들은 근로자들의 한글 수업에 도우미로 적극 참가했고 식사 준비도 거들었다. 지난 해 가을에는 400명의 베트남, 터키, 파키스탄 근로자들을 학교 강당으로 초청해 축제를 갖기도 했다. 노래자랑, 미스 베트남 선발대회도 열고 베트남의 유명 가수까지 초청했다. 정 교사는 "동남아 하면 일단 낮은 수준으로 보던 학생들의 시각이 많이 바뀐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름 스리랑카, 터키, 중국, 네팔, 미국, 베트남 등 6개 국 외국인을 직접 초대한 세계음식축제도 같은 맥락이었다.
지난 5월 캠프 조지 내 미국인 학교 학생들과 가진 교류 행사는 단연 인기였다. 미국 학생들의 안내를 받아 수업을 참관했고 그 가정에 찾아가 함께 식사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학교 측은 곧바로 미국인 학생들을 초청했고 밴드부 공연도 함께 했다. 원화여고는 다음 달 미국인 학교 여자 축구부를 초청해 교내 운동장에서 친선 경기도 가질 계획이다.
입시에 얽매일 수 밖에 없는 학교에서 이런 수업이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교류행사는 단순한 축제나 소풍 이상의 효과를 거둔다. 정 교사는 "지금의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할 때 쯤이면 국제화가 더욱 진행돼 있을 것"이라며 "경험보다 더 좋은 교육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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