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지병으로 타계한 공예가 고 김창수(69) 선생. 제자들에 따르면 고인은 '학생들의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업'을 많이 시켰단다. 지름 1cm 되는 링을 백여 개 만들게 하거나 작은 조각들을 연결하는 작업을 수도 없이 했다. 금속공예라 하면 용접기로 자르고 망치로 두드리는 것으로만 알던 시절 고인은 섬세한 공예의 세계를 일깨워줬다.
김창수 선생의 작품 세계를 기리는 '지석(志石) 김창수 선생 유작전'이 15일부터 2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9· 10전시실에서 열린다. 김 선생의 유족들이 지역의 금속공예 발전을 위해 유작 63점을 회관에 기증하자 그 뜻과 고인의 뛰어난 작품을 널리 알리고자 기획됐다. 전시회가 열리기까지 제자들의 노력과 정성이 대단했다고 한다.
가톨릭 집안 출신인 고인의 작품은 종교적 색채가 짙다. 십자가를 모티브로 해 형태 변화를 추구하면서, 일반화된 관념에서 벗어난 조형적이고 입체적인 특징을 지닌다. '선과 선, 면과 면의 조화, 서로 이질적인 재료와 형태의 조화로운 구성력'이 돋보여 '자칫 화려하게만 보일 수 있는 금속공예에 중후함과 세련미까지 더해준다.'는 평가다.
이번 전시 작품은 종교적 색채가 적은 섬세한 조형성이 돋보이는 것 위주로 구성됐다. 기계가공이 아닌 장인의 손맛이 배인 멋스러움이 전해지는 작품 63점과 그의 제자들이 출품한 30점을 감상할 수 있다.
1937년 대구 출생으로 영남대 졸업 후 스위스 취리히 예술대에서 유학한 고인은 1975년 8월부터 1980년 10월까지 '창 금속 공예연구실'을 운영하며 금속공예의 불모지였던 대구에 새로운 공예문화를 창조한 바 있다.
1983년에는 계명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독창적인 금속공예 기법으로 많은 제자를 배출했고 1982년 창립한 대구공예가협회(전신 경북공예가협회) 회원이자 핵심인물로 우리나라 금속공예사에도 큰 업적을 남겼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