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변덕'에 대구지역 의류업계 곤욕

입력 2006-08-13 15:10:07

올 여름 심한 '날씨 변덕' 때문에 대구지역 의류업계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여름 의류가 본격적으로 팔리는 초여름에는 장마 등으로 기온이 낮았고 가을 옷 판매에 들어가야할 8월에는 35도를 넘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대구기상대와 지역 의류 업계에 따르면 6월의 대구지역 평균기온이 23.4도로 크게 덥지 않았고 더위가 한창이어야 할 7월도 장마와 집중호우 등으로 평균기온이 24.2도에 불과해 시장과 의류점 등의 여름 매출이 많게는 절반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여름옷이 들어가고 가을 의류가 매장에 디스플레이되는 8월 중순에 접어들어서는 불볕 더위가 수그러들지 않아 매장에서 가을 옷을 찾는 손님을 찾아 보기가 힘들다.

이 같은 '날씨 변덕'에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재래시장 상인들이다.

의류상가가 밀집한 대구 서문시장 동산상가 2층 상가번영회 박재홍(47) 회장은 "불경기에다 지난해 말 화재 여파도 있지만 매출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날씨"라면서 "매장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예년보다 절반 이상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여름이 다 끝나가는 마당에 여름 옷도 팔리지 않고 날씨가 더우니 가을옷은 더더욱 안 팔린다"면서 "날씨 때문에 손님들의 구매의욕이 떨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낮의 더위와 열대야를 피해 몰려든 시민들로 여느 때보다 붐비는 대형할인점도 의류 매장의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하다.

대구지역 이마트 5개점의 경우 여름 옷과 바캉스 의류가 주로 팔리는 7월 의류 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5% 가량 줄었다.

8월 들어서 판매량이 25% 증가하긴 했지만 재고정리 차원에서 여름 옷들을 대폭 할인해 판매하기 때문에 판매량이 늘어도 결국 상당히 손해를 보는 것이라는 것이 이마트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백화점 의류 매장들은 별다른 매출 감소가 없어 대구백화점의 경우 7월 매출은 지난해와 비슷했고 이달 들어서는 12~13% 가량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올해 미니스커트와 핫팬츠가 유난히 인기를 끌어 이 품목들은 지난해보다 20% 가량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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