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건축산책 7~10/ 르네상스 펴냄
지난 해 2월부터 도서출판 르네상스는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전문가뿐만 아니라 예술문화에 폭넓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건축을 보는 즐거움, 아는 기쁨을 선사'하고자 한다며 '세계건축산책' 시리즈를 내보내고 있다. 건축계에서 제일선에 선 건축가와 건축학자들이 세계 곳곳의 유명한 유적이나 건축물, 건축사에 이름을 남긴 건축가들의 위대한 건축 작품을 돌아보며 건축물에서 기술적·미학적인 원리를 찾아내고 당시 사회와 문화를 조망하는 시리즈물이다. 그동안 '르 코르뷔지에'(1권), '안드레아 팔라디오'(2권), '알바 알토'(3권), '루이스 칸'(4권), '바로크 건축'(5권), '고대건축'(6권) 편이 출간됐다.
이번에 나온 것은 시리즈 1차분을 완결하는 '건축형태론'(7권), '빛의 거리'(8권), '타운하우스'(9권), '중국 건축'(10권) 등이다. 에치고지마 켄이치는 근대 건축의 형태에서 표면의 문제를 중점적으로 고찰했다. '19세기 말에서 1920년대까지 장식이 사라지고 고전주의가 변질하고, 구상의 핵이 되는 인간의 이미지도 변했다.' 는 에치고지마는 이 과정에서 탄생한 근대 건축물을 살펴보고 '부분이 성장'하고 '전체가 지배'하는 구체적인 양상을 확인해 나간다.
'빛의 거리'에서 스즈키 마코토는 여러 도시에서 찾아볼 수 있는 빛의 거리를 산책한다. 19세기에 조성된 이들 거리는 철과 유리라는 근대적 재료, 무한한 공간을 담으려는 근대적 열망, 상점과 근대인들 사이의 시각적 조우를 담아 골목길 혹은 거리 전체에 세련되고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스즈키가 보기에 유리 지붕이 덮인 '빛의 거리'는 현대도시에서 부활할 것임에 틀림없다. 이국적이면서도 부러운 풍경 이야기가 펼쳐진다.
'아름다운 도시는 반드시 아름다운 주거에 의해 만들어진다.' '타운하우스'를 이야기하는 코야마 히사오의 생각은 단호하다. 실제 미국의 필라델피아와 영국 런던에서 오래된 연립주택에 살았던 경험을 근거로 하여 영국과 미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 주거를 살펴본다. 황량한 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사는 우리가 보기에 코야마가 풀어놓는 훌륭한 주거단위의 모습을 보면 그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건축'에서는 차타니 마사히로 등 3명이 '건축가 없는 건축들', 즉 서민들의 건축과 지역문화에 대한 탐험기가 소개된다. 우리에게는 낯선 중국의 동굴식 주거건축 야오동(窯洞) 등 쉽게 볼 수 없는 자료를 보는 재미가 솔솔찮다. 모두 2000년 이전에 쓰인 책들임에도 우리의 건축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전통은 무시하고 효율성만을 최고로 여겨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치는 우리의 건축 형태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 각 권 130~205쪽. 8천800~9천800원.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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