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상전 확대"…레바논 사태 혼미 가중

입력 2006-08-10 10:28:15

이스라엘이 9일 대(對) 레바논 지상전을 확대키로 결정한 이후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까지 진격하기 시작한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레바논 사태 수습을 위한 결의안 채택 문제는 진전을 보지 못하면서 레바논 사태가 더욱 혼미해지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측이 "폭력의 종식을 원한다."며 확전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집트와 네덜란드 등은 이스라엘 정부의 지상전 확대가 그들의 군사적, 정치적 목표달성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비난하고 나서서 주목된다.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 29일째인 9일 현재 최소한 레바논인 1천5명과 이스라엘인 10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 전투상황 = 이스라엘은 9일 각료회의에서 지상전 확대 결정과 함께 레바논과의 국경선에서 최대 30㎞ 떨어진 리타니강까지 진격하는 방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표결에선 장관 9명은 찬성표를 던졌지만, 3명은 이스라엘 측 사상자 발생 우려를 들어 기권했다.

이스라엘 지상군은 이에 따라 대공포의 집중엄호하에 레바논 국경선을 넘어 진격을 시작했다고 이스라엘 언론과 목격자들이 밝혔다. 지상군은 이어 10일 새벽에는 국경선에서 약 10㎞ 떨어져 있는 레바논의 디빈 마을 외곽까지 진격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새로운 군사작전이 현재 전투가 진행중인 국경선에서 수㎞ 이내 지역으로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의 시아파 정당이자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의 전투에서 9일 하루에만 15명이 숨지고 3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러한 사상자 수는 대(對) 헤즈볼라 전투에서 발생한 1일 사상자 수 중 최대치다. 특히 이스라엘의 '채널 10'TV는 이날 레바논 남부지역에서 이스라엘군과의 전투에서 숨진 헤즈볼라 조직원들의 주검들 가운데서 이란 혁명수비대 대원들의 주검도 여럿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채널 10은 이스라엘 측이 주검확인과정에서 서류 등을 통해 혁명수비대 대원들임을 확인했다고 전했으나, 얼마나 많은 혁명수비대원들의 주검이 언제 발견됐는 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헤즈볼라 측은 10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 측의 혁명수비대 개입 주장을 부인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지도자는 9일 레바논 TV로 방송된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로켓공격 능력은 약해지지 않았다며, 헤즈볼라 전사들이 남부 레바논을 이스라엘 침략군의 "무덤"으로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 하이파에 거주하는 아랍인들은 헤즈볼라의 로켓공격을 피해 이곳을 떠나라고 촉구했다.

◇ 결의안 채택 협의 난항 = 미국과 프랑스가 입안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에 대한 관련국들의 이견이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9일 남부 툴롱에서 긴급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견이 있음을 시인하면서 중동에서 즉각적인 정전을 이루기 위한 노력을 포기하는 행위는 가장 부도덕한 대응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에 대해 유엔 결의안 초안에 관한 아랍국들의 수정 요구에 서둘러 응답하라고 촉구하면서 프랑스와 미국이 공동으로 마련한 유엔 안보리 결의안 초안은 레바논과 아랍권의 변경 요구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상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워싱턴AP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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