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 아이들을 이토록 울리나

입력 2006-08-05 10:49:17

방학 동안 밥을 굶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따뜻한 밥을 주기 위한 무료 급식이 일부 지정 식당 주인들의 蔑視(멸시)와 冷待(냉대)로 오히려 서러움만 안겨준다니 참으로 부끄럽고도 한심한 일이다. 일부 식당 주인의 불친절과 무시하는 태도가 감수성 예민한 아이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다는 것이다. 오죽하면 다시는 지정 식당에서 밥 먹지 않겠다고 떼를 쓰며 울까.

'밥' 때문에 어린 가슴에 상처를 주는 것은 병 주고 약 주는 꼴이다. 정부 차원에서 지난 2004년 겨울부터 '방학중 무료급식 지원 확대 사업'이 시작된 후 방학 때마다 불거지는 문제다. 지난 해 군산시의 '건빵 도시락' 사건과 서귀포시의 부실 도시락 사건을 벌써 잊었단 말인가. 형편없는 부실 도시락에도 불구, "잘 먹었습니다. 크리스마스 잘 보내시고 건강하세요"라는 당시 어느 缺食(결식) 아동의 동심 어린 쪽지가 어른들을 되레 부끄럽게 만들지 않았던가.

이 사건 후 방학 중 결식아동 무료급식 환경이 다소 개선되기는 했다. 전국적으로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이 2004년 8천90명에서 작년에는 9천500명으로 늘었고, 아동급식위원회도 생겼다. 지정 식당의 밥값은 작년 2천500원에서 올해는 지자체에 따라 3천~3천500원으로 올랐다. 그럼에도 여전히 눈칫밥을 먹어야 하고, 서러움에 눈물 흘리는 아이들이 있는 것이다.

올 여름 방학 중 대구의 무료 급식 대상 아동은 9천여 명이다. 區(구)에 따라 식권을 주기도 하고,도시락 및 식재료를 배달해 주기도 한다. 경기 침체 등으로 대상 아동은 늘어나는데 예산 확보는 더 어려워진 대구시나 각 구청의 입장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그러나 이대로는 안 된다. 지정 식당 선정에 확실한 기준이 있어야 한다. 담당 공무원 한두 명이 주먹구구식으로 섭외해서 선정하는 지금 방식으로는 百年河淸(백년하청)이다.

각 분야 관계자들이 식당의 친절도, 음식 수준, 위생 등을 두루 고려해서 선정하는 시스템 가동이 급선무다. 식당만 선정하고 식권만 주면 책임 완수라는 식도 곤란하다. 지정 식당에 대한 사후 관리'감독 그리고 이용 아동들의 불편 사항 등에 귀기울이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지속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가난도 서러운데 어린 가슴을 더 이상 애처롭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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