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뿔' 소말리아 과도정부의 운명이 풍전등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18명의 각료급 인사들이 사임한 가운데 이번주 들어 또다시 11명의 각료가 사퇴했다고 현지 라디오 '샤벨레 미디어 네트워크' 인터넷판이 2일 보도했다. 과도정부의 각료급 규모는 102명인 것으로 알려져 일주일 동안 3분의 1가량이 '과도정부호(號)'에서 하선한 것.
새로 사퇴한 각료 중에는 피랍 동원호 석방을 위해 한국 정부 측이 접촉했던 수산부장관 하산 파라흐도 포함돼 있다.
파라흐 장관은 과도정부 수반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의 친척으로 알려져 있으나 알리 모하메드 게디 총리가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2일 열릴 예정인 이슬람 군벌 측과의 협상을 연기하자 "현 정부가 화해 정책을 채택하지 않고 있다."며 사임을 발표했다.
수도 모가디슈에서 북쪽으로 250㎞가량 떨어진 바이도아에 주재하고 있는 과도정부는 치안을 유수프 대통령 휘하의 민병대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 곳을 벗어나서는 전혀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과도정부는 이슬람 군벌의 공격에 대비한 바이도아 수호를 사실상 지난달 20일 전격 진입한 에티오피아 병력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다.
또한 게디 총리는 지난달 29일 바이도아 주재 의회에서 불신임안이 제출돼 표결을 거친 결과 가까스로 부결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다. 불신임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표결 정족수에 미달됐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유수프 대통령과 게디 총리 간의 불협화음도 감지되고 있다. 유수프 대통령은 수단에서 열릴 이슬람 군벌 측과의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게디 총리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슬람 군벌 측은 장악 지역에서 엄격한 이슬람종교법인 샤리아를 적용하면서 치안을 유지하는데 성공, 이슬람교도가 거의 전부인 일반 주민들의 신뢰를 확보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엄격한 이슬람 군벌세력이 소말리아에 '아프리카의 탈레반 국가'를 출범시킬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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