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승공예 신계원씨·생활한복 김복연씨
8월 1일부터 20일까지 경기도 일산 킨텐스 5홀에서는 (사)대한신문화예술교류회(이하 교류회)가 주최하는 '2006 대한민국 대한명인전'이 열린다. '대한명인' 67명의 1천500여 작품이 전시되고 32분야의 대한명인 시연, 16분야 체험 학습 등도 같이 진행된다. 교류회가 선정한 '대한명인'들의 명품들을 선보이는 자리이다.
'대한명인'은 전통문화를 계승·발전·후원하기 위해 2004년 11월 문화계·교육계·재계 등의 일반인들이 모여 설립한 교류회가 전통문화를 올곧게 이어온 분야별 숨은 명인(名人)을 발굴해 추대한 90여 명의 장인들이다. 이 중 생활한복 분야의 김복연(71) 씨와 지승공예가 신계원(70) 씨가 대구를 대표해 한국의 전통을 선보인다.
무산 위기를 벗어나 열리게 되는 이번 전시회 준비로 바쁜 김 씨는 "이번 대한명인전이 대한민국 최고의 전통공예 행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김 씨는 이미 지난 2002년 한복부문에서 제1호로 대한민국명장에 오른 인물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왕비가 입던 대례복 중 꿩 깃털로 수놓은 '지적의'와 왕이 입던 '구장복' 등을 전시한다.
김 씨가 한복과 맺은 인연은 13세 때 침모(針母)의 어깨 너머로 바느질을 배운 것이 시작으로 이미 6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후로 '한복을 알리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사명감에 전통한복을 연구하고 제작해오고 있다. 그리고 이를 알리기 위해 대구경북한복협회 설립을 주도해 회장으로도 활동했다. 전통한복 대중화에 앞장서 온갖 정성을 들이고 있다. 현재는 대한민국명장회 대구지회 회장 역할을 맡고 있다.
이번 명인전은 김 씨에게 큰 의미가 있다. '명장에 대한 예우가 거의 없고, 한복 계승·발전에 대한 지원이 인색한 마당에서 전국적인 대규모 행사를 통해 일반인들의 인식을 바꿀 수도 있겠다.'는 기대 때문이다. 특히 평생을 한길로, 쉼없이 그리고 후회없이 걸어왔기에 그 느낌은 비장할 수밖에 없다. "'우리 것 알리기'에 최선을 다하려는 명인들의 단합도 잘되고 있다."는 것이 김 씨의 설명이다.
전통한복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쉴 새 없이 달려온 길, 이제 김 씨는 그 몫을 후배들에게 물려주려고 한다. 거동이 불편한 시아버지를 극진히 모시면서도 전수과정을 밟아온 며느리와 몇 명의 수제자들이 마음껏 실력을 자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려는 것이다. 개인박물관을 세우는 일도 생각만큼은 아니더라도 조그맣게나마 시작하고자 한다.
신계원 씨는 한지를 잘게 찢어 꼬아 만든 실로 여러 가지 공예품을 만드는 지승공예(紙繩工藝) 부문 대한명인이다. 1979년 지승공예 무형문화재 김영복(1895~1986) 씨가 만든 작품을 보고 매료된 뒤 시작했다. 신 씨는 "못쓰는 고서를 엮어서 공예품을 만드니 문화재가 되는 것을 보니 신기했다. 우리의 전통공예를 계승한다는 마음으로 배웠다."고 말했다.
당시 고교교사 신분으로 충남 홍성까지 기술을 배우러 다녔다. 항아리 외 다양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작가들에게 자문하고 시골의 아버지한테 짚엮는 기술도 새로 배웠다. 그 와중에 건강이 나빠지자 교사 생활을 그만두고 지승공예에 전념했다. "당시만 해도 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지승공예를 했다."는 신 씨의 제자들은 현재 전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 대학에서 평생교육원 강좌를 해봤지만 신청자가 적어 바로 그만두고 말았다. 한 작품을 만드는데 적어도 한 달은 꼬박 걸리기에 선뜻 배우려는 사람이 없어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신 씨에게는 요즘 희망이 있다. 지승공예를 배우러 수소문해 자신을 찾아온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기 때문. 신 씨는 "청년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어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남원까지 버스를 타고 가는 먼 걸음이지만 기꺼이 맡고 있다.
"대한명인에 선정됐을 떄 '무형문화재보다 더 전국에서 인정받게 됐다.'는 자부심을 느꼈다. 이번 명인전이 끝나면 대한명인에 대한 시각과 대우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신 씨는 덧붙였다.
우리의 전통을 잇기 위해 외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두 사람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전통문화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더욱 커졌으면 하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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